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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밤의 경찰 고위직 인사, 청장 공석은 언제까지

중앙일보

2026.09.02 08:24 2026.09.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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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일 밤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치안정감과 시·도경찰청장 등 수뇌부를 대폭 교체했다. 연고지 근무를 배제하는 ‘향피제’가 적용되며 시·도경찰청장 18명 중 14명이 바뀌었다.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과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을 비롯, 부실 수사와 각종 비위 사건 등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위직 인사로 조직의 쇄신을 꾀한 모양새다.
김종철 신임 경찰청 차장. 연합뉴스

김종철 신임 경찰청 차장. 연합뉴스


한밤중의 수뇌부 교체에도 경찰의 기형적 체제는 여전하다. 14만 명에 이르는 거대 경찰 조직의 최고 책임자인 경찰청장은 21개월째 비어 있다. 김종철 신임 경찰청 차장이 청장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로 조지호 당시 청장이 직무에서 배제된 뒤 세 번째 직무대행이다. 불과 한 달 뒤면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경찰이 실질적으로 수사권을 독점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돼 있지만, 그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을 질 지휘 체계는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다.

경찰청장의 장기 공석이 이어지는 배경에 대한 각종 설도 난무한다. 정권의 성향과 입맛에 맞는 인물을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부터 정권이 염두에 둔 인사를 앉히기 위한 시간 벌기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오죽하면 임기가 보장되는 청장보다 직대 체제가 정권 입장에서는 다루기 쉬워서 기형적인 체제를 방치한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경찰이 수사의 전권을 쥐게 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독립이 중요한 상황이 됐다. 하지만 청장의 공석이 계속되는 기형적 구조에서는 경찰이 권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내부 통제도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리더십의 부재 속에 제 식구 감싸기와 사건 암장, 증거 은폐·조작 등 경찰의 6대 폐단을 뿌리 뽑기 위한 경찰 개혁도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

경찰은 국민의 안전과 치안을 책임지는 보루다. 경찰의 독립성과 수사기관으로서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잇따른 부실·허위 수사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며 조직을 다잡을 수 있는 인사를 골라 임명해야 한다. 정치적 고려는 접어두고 비정상적인 수장 공백 사태를 속히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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