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소도시에서 30년만에 초고속 성장 IT기업 몰려들며 고임금 일자리 창출… 소득 애틀랜타 두 배인 15만달러 수천 에이커 개방형 공원 보유… ‘알파레타 그린웨이’ 산책로 조성도 한창
향후 시정 방향을 설명하는 짐 길빈 알파레타 시장. 장채원 기자
조지아주 한인 인구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명실상부 전국 여섯 번째로 큰 한인 커뮤니티다.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연구·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한인들이 뿌리내리는 지역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조지아주에서 도시의 설계자이자 최고 관리자인 시장을 차례로 만나 한인들의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된 각 지역들을 새롭게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1980년 시 승격 당시 알파레타는 총 인구가 3000명에 불과한 농촌 소도시였다. 그러다 2000년대 초반 데이터 센터와 AT&T, 버라이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유치에 성공하면서 인구가 10년만에 72% 늘었다. 이 기간 연평균 인구 증가율만 봐도 시가 속한 풀턴 카운티(2.7%)의 두 배를 넘어선(6.2%)다. 2030년 처음 인구 7만 명을 돌파할 예정이다.
알파레타 고속 성장의 비결에는 탄탄한 고임금 화이트칼라 일자리 환경이 있다. 다국적 기업 임직원과 주재원이 몰리며 평균 가구소득이 애틀랜타 평균 두 배인 15만달러에 육박한다. 세계 각국의 고급 인력이 선호하는 도시가 된 데는 풍부한 일자리, 삶의 질, 자녀 교육 여건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 짐 길빈 알파레타 시장은 1998년부터 알파레타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다 2012년 처음 시의원에 당선됐다. ‘기업과 사람이 머물고 싶은 도시’를 약속하며 재작년 재선에 성공, 2018년부터 8년째 시정을 이끌고 있다.
짐 길빈 알파레타 시장
-알파레타하면 조지아주의 실리콘밸리로 유명하다.
“알파레타는 1850년대 처음 농업 공동체로 형성됐다. 알파레타가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된 결정적 계기는 텍사스 출신의 기술 기업 경영자이자 부동산 개발자였던 로스 페로의 덕이 컸다. 당시 그는 메트로 애틀랜타 권역이 미 동남부 주요 경제 중심지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IT 기업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간파하고, 알파레타에 데이터센터와 고밀도 광섬유 통신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통신 기술 인프라가 마련되자 AT&T, 버라이즌 등 글로벌 기업이 모여들었다.
오늘날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찾는 것이다. 최근 격화되는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해야 하는 긴급성이 더욱 커졌다. 알파레타 주민의 72%가 학사 이상 대졸자다. 대부분 대학원 학위까지 갖추고 있고, 기업 고위 임원진도 상당수 거주한다. 과거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왜 이곳에 오게됐는지 물어보면 항상 대답은 ‘전근’이었다. 뉴저지, 시카고, 중국, 유럽 등지에서 파견된 기업 임원들은 이곳이 훌륭한 학군과 안전한 지역사회 등 가족을 부양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어 했다. 몇 년 뒤 회사가 다른 지역으로 복귀 발령을 내면 떠나길 원치 않아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렇게 정착한 사람들이 꾸준히 유입되며 지난 30년간 도시 인구가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주재원 가정의 정착 수요가 높다.
“전국 최고 수준의 학교가 여럿 위치해 있다. 가령 ‘이노베이션 아카데미’(Innovation Academy)’는 몇 년 전 개교한 자율형 공립 고등학교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교육에 특화돼 있다. 최근엔 이 학교 고등학생들이 조지아텍 연구진들과 협력해 꿀벌에 부착할 수 있는 초소형 장치를 개발하기도 했다. 벌, 나비 등 수분 매개자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실에서 이들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하는 용도다. 알파레타가 속한 풀턴 카운티 교육구는 관내 학교 치안을 책임지는 자체 경찰 조직도 갖추고 있다. 학교 전담 경찰관(School Resource Officer, SRO)이 학교마다 상주하며 학생 안전을 위해 여러 법 집행기관과 협력한다.”
-다국적 기업이 늘며 인구 구성도 다양해졌다.
“알파레타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주민들로 이뤄진 공동체다. 세계 각지를 경험한 고학력 인구가 많다는 점과 관련이 깊다. 지역 주민의 약 23%가 해외 태생이다. 실제 내가 사는 주택 단지를 봐도 길 건너편 이웃집의 남편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아내는 잠비아 출신이다. 바로 옆 집은 아일랜드 출신 기술 분야 종사자로 댈러스와 덴버를 거쳐 알파레타로 발령받아 왔다. 또 다른 분은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중국 진출 자국 기업에서 일하다 그곳에서 아내를 만나 아이들도 중국에서 낳았다. 알파레타에 큰 다문화 커뮤니티가 형성된 것은 해외 인재 유입의 자연스러운 결과다.”
-백화점과 호텔·리테일, 주거·오피스가 모인 복합단지인 ‘아발론’이 관광 명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으로의 도시 개발은 어떤 방향이 될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는 아발론은 조지아주 전역에서 찾아오는 쇼핑 명소가 됐다. 성공한 도시개발 프로젝트이지만 동시에 이와 상호 보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작은 ‘마을 광장’이 필요하는 인식을 갖고 있다. 도심을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분수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축구공을 차거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광장을 갖추고 싶다. 현재 알파레타는 수천 에이커에 달하는 개방형 공원을 보유하고 있다. 축구, 야구, 승마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원 시설에도 많은 투자를 해왔다.
특히 걷기 좋은(walkable) 도시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현재 애틀랜타의 ‘벨트라인(BeltLine)’과 유사한 컨셉의 선형 공원인 ‘알파레타 그린웨이(Alpharetta Greenway)’를 조성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우리의 목표는 조지아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도시 규모를 키우거나 건물을 더 많이 짓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