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을 ‘트럼프 해협’으로 칭하며 해협이 완전히 미국의 통제 아래 놓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한 달만에 재개한 대(對)이란 공격과 관련 “너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의 발언에 앞서 중동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CENTCOM)는 전날 공습 과정에서 미군의 미사일이 이란의 결혼식장을 덮쳤다는 보도와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NBC는 이란이 해커들을 동원해 미국 본토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란이 중동을 넘어 미국 본토에 대한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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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오래 가지 않을 것”…숨고르기 돌입?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에 대한 재공습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너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젯밤 공격은 매우 강력한 공격이었고, 우리는 원할 때 언제든지 또 한 번의 공격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지난 1일(1일) 미 중부사령부가 이란의 목표물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에 대한 강력한 공격 가능성을 강조한 말인 동시에, 당장의 공격 명령은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말로도 해석된다.
트럼프는 전날 공습과 관련 “그들은 레이더 시스템, 미사일 시스템, 기뢰 투하 시스템을 다시 구축하려 하고 있었다”며 “기뢰를 투하하는 로켓을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뢰 투하 로켓이) 거의 완성됐기 때문에 제거했다”며 공격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미군의 공습 과정에서 이란의 민가에서 진행되던 결혼식장에 미사일을 떨어져 4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을 입은 상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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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하던 미군, 수정 성명 통해 “조사 중”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는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시리크에서 발생한 결혼식장 피격에 대해 “이는 불법적이고 자의적인 전쟁의 진실, 그리고 전쟁 범죄의 진정한 모습”이라며 “미국이 실패를 은폐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결혼식이 잔혹하게 폭격당했다”고 주장했다.
2일(현지시간) 이란이 공개한 미군의 공격을 받은 결혼식장 건물. AP=연합뉴스
반면 미국 측은 결혼식장을 공격했다는 이란 측 보도를 부인하며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팀 호킨스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로이터에 “미군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달리 절대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중부사령부는 재차 성명을 내고 “이란 국영 언론에서 나온 보도 내용을 인지하고 있고,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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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본토도 위협…“곧 중대 사건 볼 것”
이에 앞서 NBC는 “이란이 해커를 동원해 미 본토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시도해왔다”먀 “최근엔 에너지, 수도, 통신 분야에 대한 공격을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다만 지금까지 이란의 사이버공격을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1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 중심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의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AFP=연합뉴스
NBC는 다만 이란의 이러한 시도에 대해 “이란이 중동 지역 내 이해관계를 넘어서 미국에 보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이란의 사이버작전을 대변한다는 한 텔레그램 채널은 미 본토에 대한 새로운 사이버공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APT IRAN’이라는 이 그룹은 “곧, 미국은 에너지, 수도, 통신 분야에서 예상치 못한 중대 사건들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7월 최소 7개 주에서 지방 상수도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도 지난달 발전소 1곳이 이란 연계 세력으로 추정되는 단체의 사이버공격을 받아 나흘간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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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항모, 전투 앞서 보급난부터 심각”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 전함들이 직면하고 있는 병참 악몽’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란과의 전쟁을 이끌 미국 항공모함들이 군사 공격에 앞서 보급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시간 2일, 태국 촌부리주에서 미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중동에서의 장기간 파병 임무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정박하기 위해 항구를 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이란 인근에 항모 2척과 구축함 12척, 그리고 해병대 상륙부대를 주축으로 하는 ‘상륙기동단’으로 알려진 3척의 군함 편대가 추가로 배치돼 있다. 또 미 해군은 중동에 20여 척의 함정을 배치하고 있는데 여기엔 2만명의 해군과 해병대가 탑승해 있다. NYT는 이들 함정들은 매주 42만 끼 이상의 식사와 800만 갤런(1갤런은 약 3.78리터)의 연료가 필요하지만, 이란이 전쟁 발발 첫날인 2월 28일 바레인에 위치한 미군의 핵심 군수 기지를 파괴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핵심 군수 기지는 이란의 공격을 받았고, 다른 항구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의 사정권에 들어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중동에 주둔하는 보급함은 중동에서 3540㎞ 떨어진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섬의 영국군 관할 기지를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러한 상황을 제시하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9개월간 중동에 배치됐던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함은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승조원들의 자살 시도까지 어어진 끝에 지난달 20일 조지 워싱턴함과 교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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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패 우려에…“선거까지 군사행동 자제 촉구”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의 핵심 참모들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패배를 막기 위해 선거 전까지 이란과의 전쟁 확전을 막고 진정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백악관 당국자들은 로이터에 “11월 선거가 최우선 순위”라며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은 선거 이후에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63%에 달하는 이란전쟁 관련 소식이 선거 때까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현재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트럼프의 고위 참모들도 선거까지 이란 분쟁을 비교적 ‘조용하게’ 유지하자는 구상에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강화하거나 중동을 넘어선 지역을 노린 위협을 가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의도와 무관하게 장기 보복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