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취임 첫날인 3일 전국 경찰 지휘부를 소집해 최근 잇따른 부실 수사와 대응에 대해 사과하고 경찰 조직의 전면 쇄신을 약속했다.
김 대행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지휘부 회의에서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을 언급하며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경찰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경찰 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의 슬로건도 ‘경찰이 부족했습니다. 뼈저린 반성과 철저한 쇄신으로 경찰을 기본부터 다시 세우겠습니다’로 정했다. 최근 광주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와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등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가 떨어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김 대행은 취임 소감이나 정책 비전보다 반성과 사죄를 먼저 꺼냈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소중한 가족의 생사를 기다리던 분들의 절박한 호소에도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다”며 “과연 경찰을 믿어도 되느냐는 국민의 질문을 피하거나 변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를 개별 경찰관의 일탈로만 돌리지 않고 지휘부와 조직 전체의 책임을 따지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행은 “어떻게 현장에서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 왜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원인을 철저히 확인하고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에 유리한 사실만을 설명하지 않겠다”며 잘못이 확인되면 당사자와 지휘·감독 책임까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건 축소·은폐와 제 식구 감싸기식 조직 문화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의에서는 실종사건의 접수부터 초기 대응과 수색·수사, 보고·지휘, 종결까지 전 과정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부적절한 업무 행태가 확인될 경우 지위와 직급을 막론하고 책임을 묻기로 했다.
경찰청에는 ‘경찰개혁추진단’을 설치해 조직과 제도는 물론 현장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까지 전면 점검한다. 다음 달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대비해 수사 인력 확충과 전문성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가수사본부장과 신임 시도경찰청장 14명을 포함한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이 모두 참석했다. 인사발령으로 새롭게 교체된 경찰 지휘부가 부임 전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이번에 연고가 없는 지역에 배치된 전국 시도경찰청장들은 온정주의와 유착을 끊고 지역 주민을 위한 치안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