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호가로 시작하면 초기 바이어 관심 놓쳐 시장 눈높이 맞춘 가격이 좋은 조건 오퍼 유도
요즘 집을 팔려고 준비하는 셀러들과 상담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우리 동네에서 얼마에 팔렸는데, 우리 집은 그것보다 더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집을 오랫동안 소유한 셀러라면 당연히 자신의 집을 조금이라도 더 좋은 가격에 팔고 싶은 마음이 있다.
특히 몇 년 전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던 시기를 경험했다면 높은 가격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는 것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셀러가 가격을 정하고 바이어가 따라오는 시장이 아니라, 바이어와 셀러가 서로 현실적인 가격을 찾아가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주택시장 자료를 보면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올해 7월 전국 중간 리스팅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낮아졌고, 시장에 나온 주택 가운데 가격을 내린 매물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그렇다고 집이 팔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처음부터 시장에 맞는 가격을 책정한 집들은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고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도 비슷하다.
좋은 위치에 있고 관리가 잘된 집이라도 가격이 시장보다 높으면 바이어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요즘 바이어들은 인터넷을 통해 주변 매물과 최근 거래 가격을 미리 확인하고 집을 보러 온다. 몇 년 전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빠르게 판단한다.
그래서 처음 시장에 나올 때의 가격이 더욱 중요해졌다.
셀러 입장에서는 “일단 조금 높게 내놓고 나중에 내리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항상 좋은 전략은 아니다. 집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매물이 올라오면 기다리고 있던 바이어들과 에이전트들이 동시에 관심을 갖는다.
그 중요한 시기에 가격이 너무 높으면 좋은 첫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몇 주가 지나 가격을 내리더라도 바이어들은 “왜 아직 안 팔렸을까?”라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 반대로 처음부터 시장 상황에 맞는 가격으로 나온 집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쇼잉이 많아지고 여러 바이어가 동시에 관심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경쟁이 생길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셀러에게 더 좋은 조건의 오퍼가 들어오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가장 높은 가격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격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현재 모기지 금리도 여전히 6%대 중후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바이어들은 높은 월 페이먼트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가격에 훨씬 민감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