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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집 못 사는 '렌트 세대' 등장

Los Angeles

2026.09.0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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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가구소득의 5배
30~40대까지 장기 렌트
내 집 대신 은퇴저축 전환
주택 구매가 어려워지면서 젊은 세대들은 평생 렌트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주택 구매가 어려워지면서 젊은 세대들은 평생 렌트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평생 집을 사지 못하는 '렌트 세대'가 등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택 렌트가 내 집 마련으로 가는 일시적인 단계였지만 이제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30~40대까지 장기간 렌트 생활을 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높은 집값과 모기지 금리, 렌트비 상승이 겹치면서 주택 구매를 포기하거나 아예 재정 목표를 은퇴 준비 등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젊은층도 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임차인의 중간 연령은 2006년 38세에서 현재 42세로 높아졌다. 학사학위 이상 임차인 비율도 2010년 22%에서 현재 약
 
33%까지 늘었다. 예전 같으면 집을 샀을 가능성이 높은 고학력 직장인까지 렌트시장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다.
 
가장 큰 원인은 주택 구입 능력의 급격한 악화다. 하버드대학교 주택연구공동센터에 따르면 현재 중간 주택가격은 중간 가구소득의 약 5배에 달한다. 1990년대에는 약 3배였다. 여기에 모기지 금리가 6%를 웃돌면서 같은 가격의 집을 사더라도 월 상환 부담이 크게 늘었다.
 
문제는 높은 렌트비를 낼수록 다운페이먼트를 저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렌트비와 유틸리티, 자동차 페이먼트, 학자금 대출, 보육비 등을 내고 나면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할 돈이 남지 않는 가구가 많다. 결국 집값 상승과 렌트비 상승이 서로 맞물리면서 구조적으로 집을 사기 어려워졌다.
 
세대별 주택 소유율 변화를 보면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 베이비붐 세대는 30세에 48%가 주택 소유자였지만 2024년 30세가 된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소유율은 약 3분의 1에 그쳤다. 2000년부터 2023년 사이 30대의 주택 소유율도 5%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Z세대의 전망은 더 어둡다. 집을 갖고 있지 않은 18~34세 가운데 5년 안에 집을 살 것으로 예상하는 비율은 29%에 불과하다.
 
2015년에는 이 비율이 57%였다. 젊은층 사이에서 '언젠가는 집을 살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
 
높은 주거비 부담은 일부 저소득층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하버드대학교 주택연구공동센터에 따르면 2024년 임차인 4명 가운데 1명은 세전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했다. 이 때문에 고소득층에서도 렌트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아스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가장 빠르게 증가한 임차인 계층은 연소득 10만 달러가 넘는 가구다. 집을 살 수 있을 정도의 소득이 있어도 집값이 너무 비싸거나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계속 렌트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젊은층의 소비 습관이나 인생관 변화 때문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대출 심사와 스타터 홈 건설 감소, 팬데믹 당시 급등한 집값, 금리 상승이 수십 년에 걸쳐 주택 소유의 진입장벽을 높였다. 여기에 건설 규제와 기존 주택 소유자의 규제 해소 반대, 높은 건축비까지 겹치면서 신규 주택 공급이 늘 부족했다. 일자리가 몰린 지역은 고소득층이 유입되면서 렌트비도 높아졌다.
 
각급 정부는 저렴한 주택 건설과 조닝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0~2024년 저렴한 주택 건설은 직전 5년과 비교해 73%나 증가했지만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기존의 '소득 30%' 주거비 기준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일반적으로 가구소득의 30% 이내를 감당 가능한 주거비로 보지만 오늘날에는 학자금 대출과 자동차 비용, 보육비 등 과거보다 큰 고정비가 많아 30%만 주거비로 지출해도 생활이 빠듯한 가구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주택 소유자와 임차인의 자산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택은 가계가 장기간 자산을 축적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퓨 자선기금의 알렉스 호로위츠 프로젝트 디렉터는 "사람들이 주택 소유 단계로 진입할 수 없으면 자산을 형성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렌트 세대가 형성되면 나중에는 부의 격차 심화가 또 다른 사회문제로 등장할 수 있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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