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본격화한다. 내년 상반기부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중앙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시작으로,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2029년 8월 건립하고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곳도 지방 이전에 착수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발전 5사와 4개 항만공사 등 109개 공공기관을 통·폐합하는 기능 개혁도 추진한다.
정부는 3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차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이전 방향과 공공기관 기능 개혁 추진 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나눠먹기식’ 배분을 지양하고, 지역 성장 에너지를 모닥불처럼 모아서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집적 배치해 지역 거점의 힘을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2029년 8월 건립해 행정의 중심을 세종에 두고,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도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현행 행복도시법 상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돼 있는 법무부·성평등부 등 중앙부처의 세종 이전을 위해 해당 기관을 이전 제외기관에서 삭제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모든 기관을 같은 시기에 일률적으로 옮기기보다는 기관별 업무 여건과 준비 상황을 고려해 행정 공백이 없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검찰청(공소청·중수청)·경찰청 등 별도의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 신축 이후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 이전이 이번 발표에서 빠진 것에 대해 윤 장관은 “4분기에 이전 대상 기관을 최종 확정해 고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와 통일부 등에 대해선 “대통령실이 이전하는 2030년, 2033년 입법부 분원이 개원하는 시기에 이전이 검토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에 소재한 350여개 공공기관은 ‘잔류 최소화’ 원칙에 따라 올 4분기 중 이전 계획이 확정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차 이전 당시 적용했던 잔류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반드시 남아 있어야 할 기관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공공기관 이전 속도전도 예고했다. 김 장관은 “1차 이전 때와 같이 청사 신축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 건물 임차 등을 활용해 내년부터 선도 이전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이전 기관 종사자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주거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전 기관 직원에 대한 주택 특별공급 재개 여부는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1차 이전 당시 특별공급에 대한 부정 평가가 있었지만, 하지 않을 것이냐는 문제는 고민이 필요한 문제”라며 “의견 수렴과 검토를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전체 공공기관의 약 20%에 달하는 109개 기관을 감축하는 대규모 기능개혁도 추진된다.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발전 5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 발전)를 하나로 통합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이루도록 하고, 지역별로 산재하던 4개 항만공사(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를 하나로 통합해 국제 항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발전 5사의 본사 소재지에 대해선 “아직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진 만큼 국회와 노조 등과 논의하고, 필요한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해 협의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7월 14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발전 5사(동서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남동발전) 사장들과 ‘에너지대전환 시대 발전공기업 기능 재편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통합에 대해선 “(재무구조 악화 등) 우려 사항을 알고 있다”며 “양쪽의 기능이 사실상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유사한 만큼 관련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되도록 통합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통·폐합 기관 직원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고 통·폐합 전후 보수와 복리후생 등 처우가 저하되지 않도록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법률 개정이 필요하지 않은 기관은 즉시 통·폐합에 착수하고, 관련 법령 정비가 필요한 사안은 국회와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