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수도의 한글 표기가 바뀌었다. 오랫동안 사용해 오던 ‘울란바토르’에서 ‘울란바타르’가 됐다. 몽골 현지 발음과 표기에 더 가까워졌다. 1990년 3월 우리와 수교한 몽골 쪽의 요청이 있었다.
몽골은 냉전 시대는 물론 그 이전부터 옛소련의 강한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그래서 1946년부터는 러시아 등에서 쓰는 키릴문자를 국가 공식 문자로 채택했다. 배우기 쉽다는 실용적 목적도 있었지만, 정치·문화적으로 소련과 더 밀접해지기 위한 선택이었다. 세계는 몽골 관련 정보를 대부분 러시아어 문헌을 통해 접하게 됐다.
몽골에서는 ‘울란바타르’를 그대로 키릴문자 ‘Улаанбаатар’로 적었다. 로마자로 옮길 때는 ‘Ulaanbaatar’였다. 그렇지만 러시아 쪽에선 ‘Улан-Батор’로 표기했다. ‘a’를 ‘o’로 바꿔버렸다. 러시아어에서 강세가 없는 ‘o’는 [아] 또는 [어]에 가까운 소리가 난다. 러시아는 로마자로 적을 때도 ‘Ulan Bator’로 옮겼다. 우리도 서구의 다른 나라들처럼 이것을 받아들여 현지 발음과 달리 ‘울란바토르’로 적어 왔다.
이런 예는 몇 년 전에도 있었다. 2022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수도 ‘키예프’를 우크라이나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알렸다. 정부·언론외래어심의회는 곧바로 한글 표기를 ‘키이우’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터키’는 ‘튀르키예’로 변경했다. 별 거부감 없이 표기를 바꾸게 되는 데는 외래어는 원어에 가깝게 적는다는 원칙도 한몫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