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3일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를 주제로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 국교위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현행 오후 1시인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을 오후 3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본격적인 교육계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짧은 교육시간이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져 교육시간의 단계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시간 연장이 아닌 교육과정 재설계와 교사의 행정 부담 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국교위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과 공동으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황인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 초등학교의 연간 수업시간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최하위권 수준으로, 짧은 수업시간이 학교 밖 돌봄 부담과 보육 목적의 사교육 확대로 이어져 아동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황 부연구위원은 수업시간을 OECD 평균 수준(815시간)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것을 제안했다.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학생·학부모연구실장 또한 “교육시간은 학년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국어·수학 등 교과 진도가 아닌 예체능과 놀이 중심의 성장 경험으로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확대된 시수에 맞춰 전담교사, 협력교사 등 팀 체제를 구성해 교육과 돌봄 책임을 분리함으로써 교사의 업무 부담을 늘리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수업시간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토론에 참여한 교사들은 교육시간 확대에 반발했다. 김선 경기 둔천초 교사(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는 “초1 아이들은 이미 5교시만 되면 누워 있을 정도로 수업을 힘들어 한다”며 “돌봄 필요한 아이에게만 돌봄을 제공하면 되는데 필요하지 않은 아이까지 왜 돌봄을 제공해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교육시간 확대에 앞서 충분한 준비와 행정업무 분리 역시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박소영 교사노동조합연맹 정책처장은 “확대된 교육시간을 유의미한 체험 프로그램을 채우기 위해선 강사 계약, 교구재 준비 등 막대한 행정업무가 수반된다”며 “교사의 에너지 소진으로 공교육의 질이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며 “교육과 돌봄의 분리, 지자체나 기업 등 사회의 돌봄책임 분담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손곡중 학부모 심소희 씨 역시 “단순히 하교를 늦춘다고 돌봄 공백이 해결되지 않는다”며 “시간을 획일적으로 늘리기보다 교수설계에 집중 투자해 학생 수요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문제는 단순한 시간 확장의 문제가 아니며, 학생의 발달 단계와 교육의 질, 학교 현장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학생의 성장과 공교육의 책무성을 최우선에 두고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