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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떼창, 눈물 바다…LA 뒤덮은 보랏빛 함성

Los Angeles

2026.09.0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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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첫 공연 가보니〉

완전체 LA공연에 7만팬 열광
“돌아오겠다는 약속 믿었다”
초면에도 굿즈 나누며 유대감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하이브 제공]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하이브 제공]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5년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무대 위로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실루엣이 드러나자 수만 명의 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멕시코에서 왔다는 한 10대 팬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멤버들의 군 복무로 이어진 오랜 기다림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1일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은 BTS의 완전체 귀환을 기다려온 팬덤 ‘아미(ARMY)’ 7만여 명으로 가득 찼다. BTS가 LA에서 완전체로 선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아마이아 미라몬테스(14)는 2022년 멤버 진의 군 입대 발표 당시 BTS를 처음 알게 됐다. 입덕과 동시에 이른바 ‘군백기’를 맞이한 셈이다.  
 
그는 “돌아오겠다는 멤버들의 약속을 믿었지만 혹시 완전체로 모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며 “그래서 오늘이 더욱 감격스럽고 기쁘다”고 울먹였다.
 
이번 공연을 보기 위해 멕시코에서 온 가족도 있었다.  
 
세르히오 미라몬테스(58)는 “지난 5월 멕시코에서 열린 공연의 표가 모두 매진돼 가지 못했는데, 큰 마음을 먹고 LA를 찾았다”고 말했다.  
 
아내 아드리아나 로사스(49)는 “우리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도 BTS의 음악을 좋아하고 공연장을 찾는다”고 웃었다.
 
BTS 팬들 사이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아미’라는 이름 하나면 초면이라도 금세 하나가 된다. 팬들은 공연 전부터 직접 만든 슬로건과 키링, 팔찌, 포토카드 등을 나누며 서로를 반겼다. 길을 걷거나 그늘에서 쉬고 있으면 누군가 웃으며 다가와 직접 준비한 선물을 선뜻 건넨다. 기자의 양손에도 어느새 갖가지 굿즈가 한가득 쌓였다.
 
'아미'들이 직접 준비한 슬로건과 굿즈를 서로 나누고 있다. 김여진 인턴기자

'아미'들이 직접 준비한 슬로건과 굿즈를 서로 나누고 있다. 김여진 인턴기자

무료 굿즈 나눔은 아미들 사이에서 일상적인 문화다. 굿즈를 나누며 BTS 팬의 일원이라는 유대감을 서로 공유한다.
 
이날 공연장에서 직접 만든 굿즈를 나눠주던 애니 트랜(33·아케디아)은 “BTS 음악을 통해 느낀 연결과 위로를 다른 팬들에게 다시 전하는 방식”이라며 “나 역시 BTS를 통해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간을 견뎠는데 다른 아미들도 이 감정에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에게 기다림은 인내의 시간 그 자체였다. 모데스토에서 온 메건 디아스랜다(23), 노에미 우에르타(19), 사라이 우에르타(23)는 지난 4년을 돌아보며 “슬프고 마음 아팠던 시기”라며 “완전체가 돌아오면 함께 공연을 보러 가자고 서로 약속했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소속사 하이브에 따르면 이날 소파이에는 7만 명 이상이 찾았다. 타인종 팬들은 멤버들의 이름을 또렷하게 연호했고 한국어 랩까지 일사불란하게 따라 불렀다. 이곳이 LA가 아닌 한국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다소 서늘해진 LA의 저녁 날씨가 무색했다. 공연 시작 10분 만에 겉옷을 벗어야 했다. 아미들의 열광적인 함성과 대형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악, 공연장 안의 BTS가 뿜어내는 퍼포먼스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가슴으로 전해졌다. 천사의 도시 LA를 단숨에 ‘보랏빛’으로 물들인 완벽한 귀환이었다.  
 

소파이스타디움=김여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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