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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143억 달러 늘어난 외환보유액…역대 최대폭 증가

중앙일보

2026.09.0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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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말 외환보유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143억 3천만 달러 증가한 4,422억 8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말 외환보유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143억 3천만 달러 증가한 4,422억 8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국내에 달러가 쌓이면서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 폭으로 늘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수출기업의 달러가 시중은행을 거쳐 한국은행으로 유입된 영향이 컸다.

3일 한은은 올해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422억8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43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통계 집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증가 폭이다. 종전 최대는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 142억9000만 달러였다. 외환보유액은 석 달 연속 증가했다.

증가분의 절반은 은행이 한은에 맡긴 달러(예치금)다. 예치금은 7월 말 231억3000만 달러에서 8월 말 303억 달러로 71억7000만 달러(31%) 늘었다. 반도체 수출 증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달러 매출대금이 은행에 대거 유입됐고, 남는 자금이 한은에 예치된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이 크게 늘어난 데다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유로화·엔화 등 기타 통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 증가가 더해져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올해 초부터 초과 외화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면서 은행들이 남는 외화 자금을 한은에 대규모 예치한 영향도 컸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은 의무 외화 지급준비금을 넘어 한은에 달러를 맡겨도 이자를 받는다. 시중 달러가 불어나 한은에 예치할 유인이 커진 셈이다.

외환보유액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가증권은 70억7000만 달러 늘어난 3870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회원국에 배분하는 국제준비자산인 특별인출권(SDR)은 157억7000만 달러, IMF 관련 청구권인 IMF포지션은 43억4000만 달러였다. 금은 47억9000만 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국내 달러 유입이 늘고 외환보유액까지 불어나면서 올해 초 환율 급등 과정에서 줄었던 외환당국의 시장 대응 여력도 다시 커졌다.

다만 한은은 외환위기 직후인 2001년 이후 25년 넘게 발표해온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를 이번 달부터 공식 자료에서 설명 없이 삭제했다. 배경도 사전에 알리지 않아 최근 순위 하락 논란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지적이 제기되자 한은은 별도 설명자료를 내고 “외환보유액 절대 규모를 국가별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경제 규모와 대외포지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해 외환위기 대응 능력을 판단하는 데 분석적 가치가 낮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2008년 말 세계 6위에서 올해 6월 말 10위로 낮아졌지만, 대외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개선됐다. 같은 기간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72.4%에서 46.5%로, 총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46.6%에서 24.4%로 낮아졌다. 한은은 “IMF도 지난 7월 한국의 외환보유액에 대해 ‘발생 가능한 광범위한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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