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보이' 스틸컷. 4명의 동생을 부양하는 콩고 출신 난민 로베르(브래들리 피오모나 뎀비세트)가 무대에서 기회를 얻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인간에게 왜 음악이 필요한 지 보여주는 영화다.”
3일 충북 제천시 제천문화극장에서 열린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장항준 집행위원장은 ‘콩고 보이’를 개막작에 선정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제천영화제는 음악 영화에 중점을 둔다. 2년 연속 집행위원장을 맡은 장 감독은 ‘콩고 보이’에 대해 “(단지) 비극적 환경에 있는 소년이 음악을 하며 희망을 찾아간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콩고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현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에게 음악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콩고 보이’는 17세 콩고 출신 난민 로베르(브래들리 피오모나 뎀비세트)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도 방기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감옥에 갇힌 부모 대신 네 명의 어린 동생들을 부양하면서도 틈틈이 음악을 향한 꿈을 키워간다. 실제 콩고 출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난민인 라피키 파리알라 감독의 자전적 작품으로, 다큐멘터리와 뮤지컬 영화의 성격을 동시에 가졌다.
영화는 우울하거나 신파적이지도, 전형적인 성장 드라마처럼 극적 감동을 부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로베르의 강인한 삶에 대한 의지를 담담히 보여준다. 그렇다고 실상이 어둡지 않은 건 아니다. 콩고 내전을 피해 온 중앙아프리카공화국도 2012년 격렬한 내전에 휩싸인다. 영화는 그 직후, 혼란스럽지만 조금씩 일상을 찾아가는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무장 반군은 시시때때로 총을 쏘며 나타나고 일자리는 없으며 유엔난민기구의 도움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래도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든 흘러간다. 로베르는 시키지도 않은 세차까지 하며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어보려 하고, 클럽에서 노래할 기회 역시 끊임없이 노린다. 낮에는 일해도 밤에는 공부해야 한다는 감옥 속 아버지의 조언도 무시하지 않는다. 그리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듯, 기회는 결국 찾아온다.
'콩고 보이' 스틸컷. [사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무엇보다 음악에 울림이 있다. 서구적 힙합과 아프리카 젊은이들이 즐기는 아프로팝이 어우러진다. 리드미컬하게 귀에 감기는 로베르의 노래는 “일을 해야 한다. 돈을 벌어야 한다”라는 적극적인 태도를 가사에 담았다. 노래는 실제 라피키 감독이 만들었다. 제천을 찾은 감독은 “난민을 구걸하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마음 아팠다. 로베르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보면 웃는 모습이 있다. 아무리 현실이 힘들어도 우리를 웃게, 행복하게 하는 순간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인공 역의 브래들리는 이 작품으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2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북미 독립영화 배급사 아웃사이더 픽처스가 영화 배급을 맡아 내년 북미 개봉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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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영화제 개막…51개국 189편 영화 상영
제천영화제는 이날 오후 7시 30분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개막식과 함께 6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올해부터 음악 영화 부문 외에도 일반 국제경쟁 부문 신설했다. 51개국 189편의 영화, 37개 팀의 음악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식엔 봉준호·박찬욱 감독, 배우 유해진·김의성·송중기 등 영화계 인사 대거 참석한다. 해외 인사로는 올해 제천영화음악상 수상자인 중국 영화음악가 자오지핑과 영화 ‘펑크’의 주연배우 엠씨 넴, 영화감독 라이언 부스, 마카베 유키노리, 샤오빙, 세실리아 강, 소피 헬드만, 티차 코비, 라이너 프리멜 등이 영화제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