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은행 등 금융회사 창구에서 투자 상품에 가입할 때 수십 차례 자필 서명을 하던 관행이 사라진다.
금융감독원은 투자성 상품 가입 절차 간소화 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불필요한 서류 작성은 줄이고 핵심적인 상품 설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자는 취지다. 이 같은 방안을 시행하면 평균 1시간 정도 걸리는 상품 가입 시간이 30~40분 안팎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모습. 연합뉴스
먼저 현재 17여 종에 달하는 상품 가입 서류가 10여 종으로 줄어든다. 가입 서류를 기본·부속 서류로 구분한 뒤 작성 목적이 비슷한 서류는 통폐합하도록 했다.
현재 17회 안팎으로 이뤄지는 자필 서명도 3~6회로 줄인다. 같은 서류 안에서 반복해서 서명하는 일을 최소화하고 기본 서류를 중심으로 한꺼번에 서명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서류 위에다 형식적으로 덧쓰는 절차도 필수 단어만을 중심으로 해 현행 163자에서 51자 안팎으로 줄이도록 했다.
금감원은 또 상품 계약이나 법적인 의무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불필요한 서류는 아예 폐지하도록 권고했다. 대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투자자 정보 확인서는 비대면으로 미리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고객이 한 창구에서 여러 개의 상품에 가입할 경우, 공통 사항을 상품마다 반복 설명하는 것도 생략하도록 했다. 투자 경험이 풍부한 소비자가 동의할 때는 투자 상품의 위험에 대해 간략하게만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소비자의 상품 이해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형식적인 의무에만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어 제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