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성평등가족부 장관)·김승원(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두 후보자에 대한 의혹에 여론이 악화하고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주저앉은 상황에서 중도 낙마를 주장하기에도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용혜인 후보자는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세금(정당보조금)으로 배우자 당직 수당 지급 ▶낙태 반대 모임 활동 의혹 등 논란이 커지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시도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다음 순번이 있다면 비례대표는 사퇴가 맞다”(박선원 최고위원) “벼락출세하고 특혜를 이중 삼중으로 받은 것”(송영길 의원)이라며 의원직 사퇴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3일 ‘민주당TV’에서 용 후보자와 관련, “많은 우려와 비판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통상 인사청문회에선 숨겨져 있던 비리에 관한 것들이 문제가 되지만 이번에는 드러나있는 사실에 대한 판단의 문제”라며 “통상의 경우와 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용 후보자의 거취와 관련, 우선은 “용 후보자의 판단과 결정을 좀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김영진 의원)는 기류가 강하다. 하지만 물밑에선 용 후보자를 감싸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비례의원 겸직 등 논란이 ‘조국 사태’ 이후 여권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 공정 이슈와 맞닿아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원내 지도부 의원은 “의원직 사퇴를 넘어 용 후보자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는 게 부담이 제일 적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용 후보자가 우리 당 의원도 아니고, 청년 여성계에서도 반발하는데다 전문성도 의문인데 보호하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용 후보자는 이날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요구 등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상세히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당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제약사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처리 대리청탁 논란 ▶청탁 브로커 양모씨와의 관계 ▶경기도당위원장 시절 ‘당직자 급여 얹어주기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이 불 붙고 있어서다. 율사 출신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이 매일 청탁 논란 관련 수사 자료를 공개하는데, 이런 게 계속 쌓이면 타격이 만만찮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 지역 민주당 의원도 ‘페이백 의혹’에 관해서는 “쌍팔년도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는 얘기가 있어서 김 후보자의 관여 여부가 확실해지면 당까지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민희 최고위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용 후보자와 달리 김 후보자에 대한 여당 내 엄호 기류는 상대적으로 더 공고하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제약사 대리청탁 논란과 관련, “지역 민원을 절차에 따라 진행을 했고, 금품을 받는 등 이상 지점이 없었다. 윤석열 정부의 과한 수사가 아니었나”라고 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도 “지금 나온 걸로 사퇴하면 정치검찰에 우리 당이 지는 것”이라며 “검찰개혁을 외쳐온 당 입장서 법무부 장관은 정말 중요한 자리라 수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대리청탁 논란에 관해 ”청탁도 부정하지 않았고 임상승인 과정에서 절차 생략 등 부정한 일이 없었다면 무혐의 처분을 했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당 페이백 의혹에 대해서도 “중앙당에서 관련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권 시절만 아니었다면 기소유예로 끝나지 않았을 사건으로 명백한 뇌물죄”라며 “용 후보자는 청와대와 김 대표만 찬성하고 진영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다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오면 모두 조기에 거취가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