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청렴’이 중시돼야 할 법무부의 수장 후보에 오른 김 후보자는 청탁·비자금 의혹, 평등과 공정이 핵심인 성평등가족부 수장 후보인 용 후보자는 사당화·특권 논란에 휩싸이며 낙마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3일 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김 후보자와 술자리를 가진 판사를 영장심사에서 배제해달라는 대검찰청의 요청을 대법원이 수용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3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본회의에 참석하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 “신약 로비 사건 영장을 심사할 서부지법 영장전담 판사 정모씨를 배제해달라는 요청을 대검이 대법원에 친전을 들고 직접 방문해서 했지만,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실이 있나”라고 썼다. 이어 “그 배제 요청 이유가 정 판사, 김 후보자, (청탁 브로커) 양모씨와 함께 있는 사진, 김 후보자와 양씨가 함께 있다며 정 판사를 술자리로 불러내는 메시지 등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에 공정한 영장심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나”라며 “청문회가 아니라 특검을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로비 사건과 관련해 코로나 신약 개발사인 제넨셀 설립자였던 강모씨에 대한 영장을 정 판사가 기각한 것이 이들과의 친분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날 김 후보자와 양씨, 정 판사가 나란히 서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공개됐다. 해당 사진은 과거 양씨의 SNS에 게시된 사진으로, 정 판사가 손가락으로 ‘브이’ 표시를 하는 모습도 담겼다. 양씨는 당시 게시글에서 “야근 중 김 의원의 반가운 안부 전화로 만났다. ‘30분 보려고? 무리하지마’라는 김 의원의 말에 ‘주소를 문자로 달라’고 한 뒤에 장소로 갔다”는 취지의 설명을 적었다. 양씨는 과거 유흥주점을 운영했던 인물로, 신약 임상시험 승인을 돕는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게 당시 수사팀의 결론이었다. 김 후보자는 청탁 의혹 전인 2013년 양씨의 유흥주점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기도 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제약사의 '식약처 민원'을 전달한 브로커 양모씨(왼쪽)와 함께 찍은 사진. 김 후보자 오른쪽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양씨에게 부탁한 제약사 대표의 영장을 기각한 판사 정모씨로 알려졌다. 중앙포토
김 후보자와 양씨의 뇌물 공여 약속 정황 의혹도 제기됐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2021년 10월 강씨의 부탁을 받은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엉아(김 후보자), 처장(식약처장)님께 말씀 부탁드린다”고 연락했고, 김 후보자가 문자로 “오케(오케이)”라고 답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김 후보자는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문자를 보냈다. 검찰은 식약처 승인 열흘 전쯤 김 후보자가 양씨와 만나 후원금 최대한도 500만원을 언급하며 “나중에 일이 잘되면 그렇게만 해주면 된다”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도 파악했다고 한다.
이에 더해 김 후보자가 2024~2026년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재직 시절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새로 제기됐다. 경기도당이 여러 당직자에게 급여 명목으로 실제 급여 외에 200여만원씩 더 지급하고, 이를 선관위에 신고한 정치자금 지출계좌가 아닌 특정 당직자가 예금주인 사적인 통장에 이체해 비자금을 만들어 썼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한동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특정 당직자의 통장에 지속·반복적으로 페이백해서 비자금을 만들어 쓴 일이 있었나”라고 김 후보자에게 공개 질의했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도 우려가 흘러나왔다. 한 경기 지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만약 사실이라면 민주당 전체의 도덕성 논란으로까지 연결된 경기도당 의혹이 신약 청탁 건보다 더 크리티컬한 문제”라고 말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용 후보자 역시 당 내부 운영 방식을 둘러싼 특혜 의혹으로 낙마 압박을 받고 있다. 용 후보자와 남편 둘만 참석한 회의에서 남편의 기본소득당 사무총장 임명을 의결하거나, 용 후보자가 당직자들에게 정책의 연구용역을 맡겨 1건당 최대 1400만 원대의 지원금을 지급했다는 사실도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야권은 용 후보자가 성차별적 조직 문화를 가진 ‘언더 조직’ 출신이라는 의혹도 집중 공략 중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는 이유도 결국 기본소득당의 언더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후보자는 조직 내에선 성차별을 일상화하면서 밖으로는 불꽃 페미 활동을 했다”며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