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11월 19일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엑스박스 X·S로 출시하는 글로벌 인기 게임 ‘GTA6(Grand Theft Auto VI·사진)’가 주요 하드웨어 가격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그루비컴퓨터즈 등 정보기술(IT) 외신에 따르면 GTA6의 시장 반응은 이미 뜨겁다. GTA6의 선(先)게임플레이 영상이 지난달 28일 넷플릭스에 공개되자, 이 영상은 93개국 중 87개국에서 영화 부문 1위에 올랐다. 게임 영상이 영화·드라마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건 그만큼 충성도가 높은 팬이 많다는 의미다. 넷플릭스는 이 영상의 공개권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사에 1억 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게임 출시일을 비공식 공휴일로 여기는 ‘GTA 신드롬’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아칸소주의 애나 레이는 11월 19일부터 1주일간 게임을 즐기면서 먹을 식사를 벌써부터 준비 중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길례르미 스테파누는 열흘간 휴가를 쓰기로 했다.
문제는 하드웨어 가격의 상승 압박이다. GTA6의 예상 설치 용량은 최대 250GB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해상도 그래픽과 60만 명에 달하는 가상 도시 시민(NPC)의 AI, 방대한 맵 데이터, GTA시리즈 특유의 자유도 등을 구현하기 위해 게임 용량이 커진 탓이다.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고사양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고부가가치 칩 생산에 라인을 집중하면서 공급 여력은 둔화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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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용량만 250GB…고사양 하드웨어 필요
그루비컴퓨터즈는 “PS5와 엑스박스 등 콘솔 기기의 정가 인상뿐만 아니라, 고용량 NVMe SSD의 소매 가격까지 동반 상승시키는 직접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일부 고성능 NVMe SSD의 소매가는 1년 전보다 2~3배 이상으로 올랐다.
유럽 매체 플레이3도 “GTA6 선공개 영상 이후 콘솔 본체인 PS5 프로 등의 재고가 감소하고, 오픈마켓 소매 가격이 정가를 크게 웃도는 1300달러 안팎으로 치솟고 있다”면서 하드웨어 확보 비용 장벽을 지적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콘솔용 메모리와 저장장치 원가가 2.5배 이상 폭등했다는 이유로 엑스박스 가격을 100~150달러 인상하기도 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부품 가격도 오른 탓이다.
1997년 시작된 GTA 시리즈는 5편까지 누적 4억7000만장 판매를 돌파했다. 미국 가상 도시에서 주인공이 돼 일탈을 벌이는 오픈월드 게임이다.
2013년 나온 GTA5는 출시 사흘 만에 매출 10억 달러를 올리며, 가장 빠르게 10억 달러를 벌어들인 엔터테인먼트 작품으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13년간 쌓인 대기 수요를 고려하면 GTA6가 게임산업의 기록을 다시 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