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홈로봇 ‘클로이드’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6’ LG전자 부스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다. 올해 초 열린 CES 2026에서는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크루아상을 오븐에 넣거나 세탁물을 개는 식의 집안일을 시연했다. 김인경 기자
곱슬머리 장식에 나비넥타이 차림의 LG전자 홈로봇 ‘클로이드’가 지휘봉을 휘두르자, 무대 위 가전들이 하나둘 움직이기 시작했다. 식기세척기가 돌아가고 TV와 냉장고, 에어컨 등이 지휘에 맞춰 반응했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IFA 2026’에 마련된 LG전자 부스 입구. TV·냉장고·에어컨 등 총 31개 제품을 반원형으로 배치한 ‘인공지능(AI) 오케스트라’가 관람객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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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들어가”…먼저 움직이는 AI 집사
독일 베를린 ‘IFA 2026’ LG전자 부스에 두께 10㎜ 미만의 초슬림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TV가 전시돼 있다. 벽에 밀착되는 얇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김인경 기자
침실·거실·주방 등 형태로 가구와 가전을 배치한 ‘AI 홈’ 공간에서는 AI가 필요한 일을 찾아 제안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퇴근길에 “나 이제 들어가”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AI가 현재 위치와 귀가 시간을 계산한다. 이어 “50분 후 집에 들어오실 때 쾌적한 상태가 되도록 에어컨을 평소 좋아하시는 26도로 켜고 공기청정기를 미리 켜 둘까요”라고 먼저 묻는다. 동의하면 가전이 실제 작동한다.
전시관에서는 집 안에서 AI가 하는 역할을 더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침실에서는 수면 단계, 뒤척이는 정도 등을 살펴 다음 날 아침 상태를 알려주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수면 루틴 개선을 제안하는 식이다. 주방에서는 냉장고가 보유 식재료와 사용자의 식습관 등을 파악해, 이를 바탕으로 메뉴를 추천한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소음과 에너지 사용 등을 고려해 식기세척기를 돌릴 시간도 제안한다.
LG전자가 내건 가사노동이 없는 집, 이른바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의 모습이다. AI 홈 허브 ‘씽큐 온’에 실행형 AI 에이전트 ‘씽큐 클로’를 더해, 사용자가 먼저 명령하지 않아도 상황과 과거 대화를 기억해 필요한 행동을 제안하고, 승인을 받은 뒤 실제 기기·서비스를 움직이도록 한 것이다.
특히 카카오톡·텔레그램 등 익숙한 메신저로 집 밖에서도 이용이 가능하고, 캘린더 등 외부 서비스와도 연동돼 편리하다. LG전자는 이르면 이달 국내에서 씽큐 클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해외 출시도 검토한다.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LG전자 부스에서 관계자가 AI홈 허브 ‘씽큐 온’과 실행형 AI 에이전트 ‘씽큐 클로’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김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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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도 A등급’…유럽 공략엔 고효율
IFA가 열리는 유럽은 LG전자가 생활가전 사업에서 힘을 주는 핵심 시장 중 하나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기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에너지효율 등급을 꼼꼼히 따지는 유럽 소비자를 겨냥해 ‘고효율’을 전면에 내세웠다. 예를 들어 세탁기 ‘A-70%’은 유럽 최고 에너지효율 A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70% 더 줄였다는 의미다. 고효율 기술도 일부 최상위 대표제품에 그치지 않고, 기존 B등급 건조기를 A등급으로 높이는 등 일반 제품군까지 확대했다.
유럽의 좁은 주거 공간을 겨냥한 빌트인 가전 ‘핏앤맥스(Fit & Max)’ 제품군은 기존 냉장고에서 식기세척기·세탁기·건조기까지 넓혔다. 냉장고는 가구장과 불과 4㎜만 띄우고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세탁·건조 제품은 유럽 표준 가구 깊이인 600㎜에 맞췄다. 집 안 공간을 덜 차지하면서도 용량과 성능을 확보하는 설계다.
독일 베를린 ‘IFA 2026’ LG전자 부스에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LG 시그니처’ 라인업이 전시돼 있다. LG전자는 유럽 주거공간에 맞춘 디자인과 공간 활용성을 강조했다. 김인경 기자
이밖에 두께 10㎜가 채 되지 않는 ‘월페이퍼’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TV와 32인치 4K 스탠바이미, 머리카락과의 거리를 감지해 모발 온도를 55도로 유지하는 헤어드라이어 등도 이번 IFA에서 처음 공개돼 눈 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