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고령 운전자의 면허 갱신 때 실시하는 실기시험을 대폭 강화한다. 기존의 우·좌회전과 일시정지 위주 평가에 후진 주차를 가정한 ‘방향 전환’을 추가하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조작 및 주변 안전 확인 능력까지 정밀하게 살핀다. 현행 검사가 고령 운전자의 사고 예방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경찰청 전문가 검토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운전기능검사 개편안을 담은 보고서를 3일 발표했다. 경찰청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2027년 중 새 시험을 시행할 방침이다.
일본은 면허 갱신 전 3년 동안 교통법규 위반 이력이 있는 75세 이상 운전자에게 운전기능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시험장에서 실제 차량을 운전해 지정 속도 주행과 우·좌회전, 일시정지, 신호 통과, 턱 넘기 등을 평가받는다. 위험 운전을 할 때마다 100점에서 점수를 깎는 방식이다. 새 시험에는 주차 상황을 가정해 차량을 후진시킨 뒤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오는 ‘방향 전환’ 과제가 추가된다.
시험 강화로 합격률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경찰청이 지난 7월 사이타마·지바·가나가와·아이치현에서 고령 운전자 147명을 대상으로 실증시험을 실시한 결과 현행 기준에 따른 합격률은 93.9%였다고 밝혔다.
새로 도입할 평가항목만 적용하면 81.6%, 기존 항목까지 모두 합산하면 70.7%로 떨어졌다. 시험에 걸리는 시간도 최빈값 기준 11분에서 17분으로 늘었다.
고령자에 대한 운전 면허 갱신 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최근 75세 이상 운전자의 중대사고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2026년 상반기 사망사고는 202건으로 상반기 기준 2년 연속 늘었다. 또, 면허 보유자 10만명당 사망사고도 2.4건으로 75세 미만의 1.1건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특히 2025년 75세 이상 운전자의 사망사고 원인 중 운전조작 실수가 33.1%로, 75세 미만의 10.7%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경찰청은 현행 실기시험의 합격률이 93%에 달하는데도, 합격자의 사고율이 낮아지지 않아 시험의 선별 효과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한국은 만 7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 갱신 주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인지선별검사와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 신체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정한 교통법규 위반 이력이 있는 75세 이상 운전자에게 실제 차량을 운전하게 하고, 합격 여부에 따라 면허 갱신을 제한하는 일본식 실기시험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