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둘째)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휴스턴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사관학교 설립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육·해·공군사관학교에 이어 ‘우주사관학교’가 탄생할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 항공우주국(NASA) 린든 B 존슨 우주센터를 찾아 ‘우주사관학교(U.S. Space Academy)’ 설립 구상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국가 우주 인력을 강화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라며 대통령 위원회를 만들어 120일 이내에 사관학교 설립을 위한 주요 세부 사항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새 사관학교는 기존 육·해·공군사관학교와 달리 정부 차원에서 군 인력뿐 아니라 NASA와 민간 우주산업에 필요한 인재까지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이 맞닥뜨린 우주 인력 부족과 중국과의 우주 경쟁, 우주군 확대라는 현실적인 배경이 있다.
트럼프는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과 현재 호르무즈해협 주변에서 진행 중인 대(對)이란 해상 봉쇄 등 미군의 주요 작전이 우주군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 분야가 “경제와 국가 안보에 필수다. 우주에서 2등이 되려 한다면, 지구에서 1등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주사관학교는 아직 위원회, 아이디어 수준이다. 아직 교정도, 생도도, 예산도 없다. 위원회가 학교의 교육 과정과 운영 체계, 졸업생의 복무 의무, 필요한 입법 사항 등을 검토한 뒤 보고서를 제출하면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군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미 공군사관학교 감독위원회는 지난 2월 “별도로 우주사관학교를 만드는 대신 기존 공군사관학교 내에 ‘공군·우주·사이버 교육센터’를 만드는 게 낫다”고 권고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우주는 단순히 ‘탐사’를 벗어난 영역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20일 미국의 우주 발사·재진입 횟수를 2030년까지 연간 1000회 이상으로 늘리는 내용의 국가우주수송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5월엔 1750억 달러(약 250조원)를 들여 기존 지상 요격 체계를 우주까지 아우르는 다층 미사일 방어망 ‘골든 돔’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SNS에 게시한 인공지능(AI) 이미지. 자신을 '우주사령관(cosmic commander)'으로 묘사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집권 1기(2017~2020년) 시절인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한 것을 대표 업적으로 꼽는 트럼프에게는 ‘우주 대통령’ 이미지도 정치적 자산이다. 7월에는 소셜미디어(SNS)에 ‘Cosmic Commander(우주 사령관)’라는 제목과 함께 자신을 공상과학 영화 주인공처럼 묘사한 인공지능(AI)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