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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잘 아는 사람 뽑는다? HR 전문가가 지적한 당신의 착각

중앙일보

2026.09.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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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기 채용 신풍속

채용에서 인공지능(AI) 대(大)공습이 본격화한 지금,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인재의 어떤 측면을 보려 할까. 웍스피어의 이준(사진) 사업운영부문 전무는 중앙SUNDAY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정의하면 (인사담당자는) ‘AI를 자기 직무에서 잘 쓸 줄 아는 사람’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AI를 잘 아는 사람, 잘 만드는 사람을 뽑는 시기는 지났다는 얘기다. 지원자의 맞춤형 전략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웍스피어는 1996년 설립 후 국내 최대 규모의 채용 포털 잡코리아를 운영 중인 인적자원(HR) 전문 플랫폼 기업이다. 이 전무는 AI·데이터 기반 HR 이슈 분석 전문가다.


Q : 기업이 정확히 뭘 중시하고 있나.
A : “자기 일에 AI를 잘 쓸 줄 아는 사람이다. 잡코리아 데이터로 2022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전체 신규 채용 공고는 43% 줄었는데, 제목에 AI 요건을 명시한 공고는 오히려 19% 늘었다. 더 중요한 건 그 수요의 방향이다. 지난해 AI 명시 공고 중 개발·AI·데이터 직무는 45%뿐이었고 나머지 55%는 비(非)개발 직무였다. 기획·전략 16%, 영업 14%, 마케팅 7%, 엔지니어링·설계 6%, 디자인 5% 순이다. 예컨대 마케터는 마케터답게 AI를 쓸 줄 알아야 한다는 거다.”


Q : 중시하는 다른 게 있다면.
A : “두 가지가 더 있다. 직무 전환에 유연한 인재인가. AI로 기획·디자인·개발 등 직무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하나의 직무만 아는 것으로는 부족해졌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해서 문제를 정의할 수 있는가. AI가 답을 빨리 찾아줄수록 뭐가 진짜 문제인지 정하고 그 판단에 책임지는 능력이 희소해진다.”


Q : 대기업이 사고력 평가나 인문계열 전공자 채용을 늘리고 있는 것도 그래서인가.
A : “데이터로 확인된다. 다만 중견·중소기업에서도 빠르게 확산할 트렌드인지는 신중히 보고 싶다. 이런 변화는 채용 규모가 크고 자체 교육 체계를 갖춘 기업부터 가능하기에 방향은 같아도 시차가 클 거다. 대부분의 기업은 예산이 조여든 상황에서 ‘즉시 전력’을 찾는다. 실제 AI 명시 공고 중 70%가 경력자, 17%가 경력 무관을 대상으로 했고 신입만 뽑는 경우는 3%에 그쳤다.”


Q : 사고력 같은 영역은 주관성이 강해서 심층 면접으로도 변별하기 어렵지 않나.
A : “그래서 채용 현장에서 실제 벌어지는 일은 추상적인 자질을 측정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작업에 가깝다. 지원자가 문제를 어떻게 다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늘리는 식이다. 실무 과제, 포트폴리오 리뷰, 구조화한 면접이 늘어난 배경이다. 면접 질문도 ‘그때 왜 그 문제를 우선순위로 골랐는지, 어떤 선택지를 버렸는지’ 등 상세하다. 결과가 아니라 판단의 경로를 묻는 거다.”


Q : 지원자가 코딩을 공부하거나 관련 자격증을 따서 직접적인 AI 역량을 어필하는 입사 전략은 유효한가.
A : “수요는 분명히 있다. 다만 자격증을 따는 것과 기술을 익히는 건 구분해서 봐야 한다. 지난해 AI 명시 공고에서 지원자에게 요구한 스킬을 보면 AI와 관련성 큰 프로그래밍 언어인 Python(3604건), JAVA(1487건) 등의 기술 수요는 뚜렷했다. 그런데 AI 고도화와 관련성이 미미한 분야인 Excel(931건), SQL(460건) 등도 높은 빈도로 요구했다. 이들은 자기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도구의 목록일 뿐이다. 결국 여기에 AI 활용을 어떻게 접목하느냐, 기술을 자기 직무 설계 관점에서 익히느냐가 중요하다.”


Q : 경력이 없는 신입 지원자는 뭘 어떻게 준비할지 막막하다.
A : “인턴·프로젝트 경험이 핵심이다. 수시채용이 확대되면서 신입한테도 직무 경험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인턴·프로젝트 때 AI로 뭘 만들어봤고 어디까지 자동화해봤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 경험의 숫자보다 한 줄짜리 정의가 중요하다. ‘나는 어떤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인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길 권한다. 여러 분야를 흩어놓기보다, 좋아하거나 잘하는 한 분야에서 일관성 있게 이야기를 쌓는 편이 매력적이다. 면접 단계에선 그 경험에서 내가 만든 판단의 경로가 뭐였는지 어필해야 한다. 결과만 외워 가면 후속 질문에서 막힌다. 왜 그 방법을 골랐고 뭘 포기했는지 등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Q : 인문·사회계열 전공자는 인턴·프로젝트 경험이 AI와 동떨어지기 쉬운데.
A : “스스로 학습하면서 경험하는 방법도 있다. 첫째, 자기 전공 과제 중에 반복적인 작업 하나를 골라 AI로 자동화해보는 거다. 자료 조사나 번역 초벌, 요약 같은 거면 충분하다. 둘째, 그 과정에서 AI가 틀린 지점과 사람이 개입해야 했던 지점을 기록해두는 거다. 셋째, 그 기록을 결과물로 정리해두는 거다. 이게 효과적인 건 면접에서 ‘업무 흐름 중 어디를 AI에 맡기고 어디를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가’ 등 질문에 자기 경험으로 답할 수 있어서다. 강의를 몇 개 들었다는 식의 답변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





이창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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