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C 캠퍼스의 명물 ‘스쿨버스 이발소’ 화제
Los Angeles
2026.09.04 18:07
일터 잃은 이발사, 스쿨버스 개조
USC 학생들 사이 입소문 타고 인기
이발사 헥터 트리니다드가 이동식 이발소로 개조한 노란색 스쿨버스 안에서 손님의 머리를 자르고 있다. [헥터 더 바버 인스타그램 캡처]
노란색 스쿨버스가 이발소로 변신했다. USC 인근에 등장한 ‘바퀴 달린 이발소’에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인공은 ‘헥터 더 바버’로 불리는 헥터 트리니다드(50)다. 그는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USC와 맞닿은 후버 스트리트와 31가에 버스를 세운다. 이발 가격은 35~40달러다.
버스 중앙에는 이발 의자가 놓여 있고 뒤쪽에는 대기용 좌석도 마련돼 있다. 가솔린 발전기로 에어컨까지 가동한다. 다만 급수 시설이 없어 샴푸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트리니다드는 4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유일한 일은 주차 공간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버스 이발소를 시작한 계기는 코로나19였다. 2020년 팬데믹으로 그가 근무하던 잉글우드의 이발소가 문을 닫았다. 많은 이발사가 집이나 뒷마당에서 영업을 시작할 때 그는 스쿨버스를 샀다. 이후 버스 내부를 이동식 이발소로 개조했다.
트리니다드는 USC 빌리지 상점 맞은편 거리에 보행자가 많아 장사가 잘될 것으로 판단했다. 당초 페덱스 트럭도 고려했지만 노란색 스쿨버스가 USC와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학생들이 신입생에서 졸업반으로 성장하는 과정도 지켜본다. 트리니다드는 “신입생들이 성장해 졸업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뭉클해진다”고 전했다. 신입생 때부터 꾸준히 찾아온 학생에게는 무료로 머리를 잘라주기도 한다.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USC 컴퓨터과학 석사과정 1학년인 아타르브 파틸은 “많은 사람이 헥터가 이 지역 최고라고 했다”며 “헥터가 우리 기숙사에도 온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니다드는 요청이 있으면 가정이나 행사에도 버스를 몰고 간다. 최근에는 결혼식장을 찾아 신랑과 친구들의 머리를 잘랐다. 앞으로 USC 기숙사와 기업 사무실까지 영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그는 “부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다”며 “그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여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