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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77㎞ 기름값 ‘0’, 운전 재미는 글쎄…토요타 SUV 형제 대결

중앙일보

2026.09.05 13:00 2026.09.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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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車대車25 토요타 RAV4 형제 대결, 내게 맞는 선택은


토요타 RAV4는 1994년 데뷔해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라는 장르를 개척한 선구자다. 이번 RAV4는 6세대로 HEV와 PHEV로만 나온다. 5세대의 엔진과 플랫폼, 섀시를 손질해 계승하되 안팎 디자인 바꾸고, 자체 운영체제 ‘아린’을 도입했다. 또한, PHEV에 GR 스포츠 트림을 더해 ‘손맛’도 강조했다. 토요타 RAV4 HEV와 PHEV를 저울질해봤다. 글= 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email protected]), 사진= 로드테스트 편집부, 한국토요타자동차



도심형 모노코크 SUV의 시초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왼쪽)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왼쪽)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하이브리드와 SUV.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를 견인한 두 가지 키워드다. 이번 비교 대상은 이 조건에 부합하는 차종 가운데 선정했다. 지난 6월 16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한 토요타 RAV4다. 하이브리드(이후 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후 PHEV)의 두 가지 심장을 품었다. 그런데 둘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가 많다. 그래서 비교해봤다. RAV4는 토요타의 소형 SUV다. 당시 대부분 SUV는 사다리꼴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었다. 반면 RAV4는 소형차 코롤라의 모노코크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했다.

토요타는 ‘소형 크로스오버 SUV’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기존 SUV와 차별을 꾀했다. 승용차와 SUV의 우성형질만 섞는 시도였다. 1997년 토요타는 내친김에 RAV4의 전기차 버전까지 출시했다. RAV4 지향점 엿볼 단서는 차명. ‘사륜구동 여가활동 자동차(Recreational Activity Vehicle with 4wheel drive)’의 이니셜이다. 이번에 국내 시장에 출시한 올 뉴 RAV4는 지난해 데뷔한 개발명 ‘XA60’의 6세대 신형이다. 지난 30년간 1~5세대 RAV4의 전 세계 누적 판매는 1500만대.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수많은 SUV 가운데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토요타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토요타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이번 6세대 RAV4는 엔진만 얹은 모델을 없앴다. HEV와 PHEV로만 나온다.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마침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요도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신차 판매 중 HEV의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미국에서도 성장 중이다. 올 상반기 HEV 판매가 121만 대로 전체 신차의 15.4%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19.4% 늘었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국내에서 RAV4는 총 4가지로 나왔다. 가격은 앞바퀴 굴림 RAV4 HEV XLE가 4990만원, 사륜구동 RAV4 HEV 리미티드가 5820만원. PHEV는 전부 사륜구동이다. RAV4 XLE가 6250만원, RAV4 PHEV GR 스포트가 6270만원이다. 이 가운데 RAV4 HEV 리미티드와 RAV4 PHEV GR 스포트를 비교시승 무대에 올렸다. 450만원 차이다.



차체로 영역 넓힌 귀상어 테마


신형 RAV4의 첫 인상 좌우할 디자인 테마는 ‘귀상어(Hammerhead)’다. 하지만 같은 주제의 프리우스나 크라운 디자인과 다르다. ‘석기시대’ 초콜릿처럼 굵고 울퉁불퉁하게 처리한 차체 때문. 적용 범위를 눈매 주위에서 차체로 확장한 소위 ‘SUV 해머헤드’의 영향이다. 여기에 입체적인 LED 헤드램프와 격자무늬 그릴을 어울려 강렬한 인상을 완성했다.

토요타는 새 RAV4 디자인의 특징을 다음 세 가지로 간추렸다. ①‘빅풋(Bigfoot)’은 사다리꼴 휠 아치를 가득 채운 20인치 타이어, ②‘리프트업(Lift-up)’은 206㎜의 넉넉한 지상고로 시각화한 험로 주행의 기대감, ③‘유틸리티(Utility)’는 실용적 공간 효율성을 상징한다. 뒷모습은 넓적한 펜더와 LED 입체 램프로 꾸몄는데, 미래지향적이면서 안정적이다.

토요타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토요타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이번에 비교한 두 대 중 RAV4 PHEV GR 스포트는 역대 RAV4에 없던 트림. GR은 토요타 산하 고성능 브랜드 ‘가주 레이싱(Gazoo Racing)’의 약자다. 외모가 한층 공격적이다. 앞뒤 범퍼가 좀 더 입체적이고, 아래쪽을 검게 물들였다. 문 열면 드러나는 스키드 플레이트와 운전대, 머리 받침, 그릴 한쪽엔 GR 로고를 새겼다. 뒷유리 위엔 날개도 달았다. 실내 디자인은 같다. 대시보드는 수평으로 다듬되 이전보다 높이를 40㎜ 낮춰 시야를 개선했다. 디스플레이도 화려하다. 12.3인치 계기판과 12.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로 운전자 중심의 직관적 조작을 꾀했다. 자체 운영체제 ‘아린’을 도입해 인포테인먼트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의 속도와 범위를 크게 개선했다. 무선 업데이트로 더 나아질 개연성도 품었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센터 콘솔은 좌우 양쪽에서 열 수 있다. 뚜껑은 뒤집어 받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중앙 콘솔이 간혹 무릎과 닿고, 팔걸이가 딱딱하다. 좌석의 형상은 괜찮다. 하지만 특별히 편안하진 않다. 이처럼 사소한 불편은 SUV 장르를 의식한 ‘강인한(Rugged)’ 콘셉트와의 이해충돌. ‘도심형’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은 토요타의 욕망을 엿볼 수 있다.



스포티지보다 살짝 작은 덩치


239마력 HEV, 329마력 PHEV‘올 뉴 RAV4’의 밑바탕은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K’다. TNGA는 특정 플랫폼 명칭이 아닌, 토요타의 자동차 개발 방식. 핵심은 ‘개발과 공유’. ①플랫폼과 구동계를 동시에 개발해 기본 성능을 끌어올리고, ②폭넓게 공유해 개발비용을 기존보다 20% 낮추며 ③아낀 비용을 기술개발 및 상품성 강화에 투자하는 선순환 개념이다.

이번 RAV4는 기존 5세대의 TNGA-K를 다시 한번 개선했다. 이를테면 고감쇠 접착제를 확대 적용했다. 토요타 최초로 A필러와 서스펜션 타워를 직접 잇는 ‘NVR(Noise, Vibration, Ride Comfort)’ 구조도 도입했다. 토요타는 “이 같은 구조 최적화로 차체 비틀림 강성을 기존보다 약 10% 높였고, 미세 진동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고 설명한다.

토요타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토요타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제원은 5세대에서 계승한 유전자를 가늠할 단서다. 길이와 너비, 높이는 4600×1855×1680㎜, 휠베이스는 2690㎜. 높이만 5㎜ 낮을 뿐 이전과 똑같다. 기아 스포티지보다 살짝 작은 덩치다. 변화의 핵심은 성능과 효율. 엔진 최고출력은 178→186마력, HEV XLE의 공인연비(복합)는 14.5→19㎞/L,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0→81g/㎞로 개선했다. RAV4는 엔진과 뒷바퀴 구동용 포함한 세 개의 전기 모터, 변속기 역할의 ‘파워 스플릿 유닛’을 짝지었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5L(2487㏄) 가솔린 자연흡기로 5세대와 같다. D4-S’ 기술로 엔진 부하에 따라 직분사와 포트 분사를 넘나든다. 워터펌프는 벨트 대신 전기 모터로 구동한다. 포트 형상과 밸브 시트를 바꿔 흡기 성능이 4세대보다 두 배 높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시스템 총 출력과 최대토크는 HEV가 239마력, 22.5㎏·m, PHEV가 329마력, 23.8㎏·m. 공인연비(복합)는 각각 15.6과 15.3㎞/L다. 배터리는 전부 삼원계 리튬 이온이다. 용량과 전압은 HEV가 1㎾h, 240V, PHEV가 22.68㎾h, 247.5V다. RAV4 PHEV는 50㎾ CCS1 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배터리 잔량 10→80%를 35분(상온 25℃) 만에 채운다.



제원 이상 차이 나는 운전 감각


먼저 시승한 모델은 RAV4 HEV 리미티드. 토요타의 5세대 최신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는다. 실제로 운전해보니 하이브리드 시스템 작동이 이전보다 더욱 자연스러워졌다. 저속에선 전기로 움직이다가 필요할 때만 엔진이 개입한다. 민감한 운전자라면 간혹 엔진이 깨어나는 순간을 눈치챌 수 있다. 그러나 일상 주행에서는 하이브리드의 존재를 잊기 쉽다.

토요타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토요타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특히 시내 주행에서 전기 모터의 개입 비율이 생각보다 높다. 약 30분간 주행한 시점에서 확인한 전기 주행 비율은 64%였다. 주행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승차감이다. 기존 라브4 역시 무난한 승차감을 보여줬다. 그런데 신형은 세심한 튜닝으로 한층 더 잘 다듬었다. 특히 과속방지턱이나 노면의 굴곡 치고 지날 때 차체의 움직임이 한층 차분하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RAV4 PHEV GR 스포트는 확실히 더 강력하다. 69마력 더 높은 출력 덕분에 가속도 빠르다. 0→시속 100㎞ 가속 시간이 5.8초로 1.9초 앞선다. RAV4 PHEV GR 스포트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단순한 출력 증가가 아니다. 전용 서스펜션 세팅을 적용해 차체 움직임을 보다 단단하게 다듬었다. GR 스포트 전용 단조 휠을 신겨 발걸음도 한층 가볍다.

그 결과 운전 및 주행 감각이 뚜렷하게 다르다. 같은 차종이 맞나 싶을 정도다. 물론 일반적인 도로 주행 시 두 모델의 차이가 항상 극적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평범하게 교통 흐름을 따라갈 때는 하이브리드도 충분히 빠르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깊게 밟고, 운전대를 적극적으로 뒤채기 시작하면 PHEV GR 스포트만의 특성이 뾰족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가성비와 운전 재미 중에 선택 고민


GR 스포트의 서스펜션은 평소 승차감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 하지만 코너를 돌거나 노면의 굴곡 빠르게 통과할 때 차이 난다. 범프 이후 착지가 한층 안정적이다. 가속 페달 밟았을 때 전기 모터가 뿜는 추진력도 보다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RAV4 PHEV GR 스포트는 단지 ‘빠른 RAV4’가 아니다. 주행 감각을 보다 역동적으로 다음은 RAV4다.‘가성비’와 EV 경험 사이의 고민RAV4 PHEV의 가장 큰 장점은 전기차(EV) 경험이다. 1회 충전으로 최대 77㎞를 달릴 수 있다. 이때는 엔진 없이 전기 모터로만 주행한다. PHEV의 걸림돌 중 하나였던 충전 문제도 개선했다. 이번 신형은 최대 50㎾급 급속 충전도 지원한다. 따라서 왕복 출퇴근 거리가 77㎞ 이내고, 집이나 직장 중 한쪽에 충전 환경 갖췄다면 EV로 완벽히 빙의한다.

토요타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토요타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실제 연비도 더 잘 나왔다. 이번 시승 때 배터리를 거의 사용한 뒤에도 RAV4 PHEV GR 스포트는 평균 23.1㎞/L의 연비를 기록했다. 같은 시점에서 확인한 RAV4 HEV 리미티드의 평균 연비는 약 17㎞/L였다. 시승 환경과 주행 조건이 달랐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PHEV 시스템이 가진 가능성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물론 토요타 신형 RAV4 PHEV가 모든 면에서 HEV를 앞선다고 볼 수는 없다. 가족용 SUV의 중요한 요소인 트렁크 공간이 좋은 예다. RAV4 HEV가 749L로 PHEV보다 77L 더 넉넉하다. 최저지상고 또한 206㎜로 차체 하부로 대용량 배터리를 노출한 PHEV보다 16㎜ 더 여유롭다. 충전에 대한 의무감에서 완전히 자유롭다는 점도 장점이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결국 토요타 신형 RAV4 HEV와 PHEV 비교의 핵심은 ‘무엇이 더 좋은가’가 아니다.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런 면에서 이번 비교는 대상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가성비’를 원한다면 엔트리 모델 RAV4 HEV XLE가 더 목적에 부합하는 선택이다. 오랜 운영 경험으로 농익은 토요타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4990만원으로 경험할 수 있다. 최고의 RAV4를 원한다면 PHEV GR 스포트가 답이다. 운전 재미와 몸놀림의 밸런스가 가히 독보적이다. 통풍 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등 옵션이 더 풍성한데, 오히려 20만원 저렴한 PHEV XLE의 유혹을 잊기 충분하다. 이번 6세대 RAV4는 기존 공식을 훨씬 정교하게 다듬었다. 동시에 선택의 폭은 넓혔다. 그 결과 나에게 딱 맞는 짝을 찾기 더 쉬워졌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왼쪽)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리미티드(왼쪽)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R 스포트

구분 RAV4 HEV RAV4 PHEV
추천 대상 대부분 소비자 충전 가능한 환경 갖춘 소비자
최고의 장점 뛰어난 연비와 가격 강력한 성능과 EV 주행 경험
최고의 단점 다소 평범한 가속력 높은 가격, 통풍 시트 부재
가성비 ★★★★★ ★★★★☆
운전 재미 ★★★☆☆ ★★★★★

※ 더 많은 정보와 사진은 로드테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창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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