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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달라며 때려” 엄마의 신고…10대 아들은 도박에 2억 썼다

중앙일보

2026.09.06 20:11 2026.09.0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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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연합뉴스

교실.(※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연합뉴스

정부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3개월여 동안 1700명이 넘는 학생이 도박 문제를 스스로 털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교육부와 성평등가족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1777명이 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신고 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15.5세로 연령대는 12∼18세였다. 고등학생이 963명(54.2%)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은 813명(45.8%)이었다. 초등학생도 1명(0.1%) 있었다.

본인이 직접 신고한 청소년은 1501명(84.5%)이었다. 나머지 276명(15.5%)은 보호자가 신고했다.

이들이 도박을 한 기간은 평균 10개월이었고 도박 금액은 평균 300만원으로 조사됐다. 슬롯과 바카라 등 카지노 게임이 전체 도박 유형의 95.9%를 차지했다.

일부 청소년은 도박에 거액을 쓰거나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범죄까지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에서는 한 어머니가 “아들이 용돈을 요구하며 폭행한다”고 112에 신고했다. 이후 학교전담경찰관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해당 청소년이 2년 동안 2억원 상당을 도박에 쓴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 청소년을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와 정신과 치료에 연계했다.

서울에서는 도박 자금이 떨어질 때마다 사기와 절도 등을 저지른 중·고등학생 14명의 이른바 ‘도박 서클’이 적발됐다. 경찰은 이 모임을 해체했다.

충북에서는 학교전담경찰관의 예방교육과 소셜미디어(SNS) 홍보를 접한 중·고등학생 116명이 한꺼번에 자진신고했다. 한 학교에서는 15세 청소년이 친구들을 설득해 30명이 함께 신고하기도 했다.




신고자 95% 전문기관 연계…치유 후 위험도 크게 낮아져

경찰은 초기 면담을 마친 청소년 1504명 가운데 1430명(95.1%)을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전문기관에 연계했다. 나머지 청소년도 면담을 앞두고 있다.

치유 서비스를 이수한 청소년 160명을 분석한 결과 도박 문제 수준을 보여주는 선별척도 평균 점수는 이수 전 4.81점에서 이수 후 2.22점으로 떨어졌다.

치유 프로그램을 이수한 222명 가운데 147명은 훈방됐고 19명은 즉결심판에 넘겨졌다. 모두 166명이 선처를 받았다. 나머지 56명은 입건돼 송치됐다.

경찰은 면담 과정에서 파악한 불법 도박사이트 주소 464개에 대해서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폐쇄·삭제를 요청했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법사금융 피해를 본 청소년 5명은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연계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한 고금리 대출과 가족·친구 등을 대상으로 한 추심 협박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학교전담경찰관 교육·홍보가 신고 계기 1위

청소년들이 자진신고에 나선 계기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의 교육·홍보가 1183명(66.6%)으로 가장 많았다. 인터넷과 포스터 등 홍보 매체가 243명(13.7%)으로 뒤를 이었다. 친구 등 주변 사람의 권유는 180명(10.1%) 학교의 홍보·안내는 110명(6.2%)이었다.

A군은 “학교에 부착된 포스터를 보고 도박을 그만둘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돼 자진신고를 결심했다”며 “이 기회에 도박에서 꼭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다음달까지 전문기관 연구를 통해 자진신고 제도의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자진신고 청소년과 학부모 경찰관 상담사 등의 의견도 수렴해 향후 제도 운영 여부와 시행 시기·방법을 결정하기로 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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