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계불꽃축제2026'이 끝나고 난 5일 밤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행사장 내부에 쓰레기가 널려있다. 노유림 기자
지난 6일 새벽 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5일 저녁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 공식 행사가 끝난 지 3시간이 넘은 시점에도 현장에는 축제의 여운을 즐기는 시민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이날 관람객 철수가 늦어지며 한강공원 곳곳에는 새벽까지도 쓰레기가 널린 모습이 포착됐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와 외부용역업체, 축제 주최 측인 한화그룹의 임직원 등 1300여명은 밤새 현장 정리에 나섰지만, 일부 관람객은 일회용 돗자리를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뜨거나 풀숲에 빈 페트병을 투기하기도 했다.
'서울 세계불꽃축제2026'이 끝나고 난 6일 새벽 1시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풀숲에 쓰레기가 널려있다. 노유림 기자
매년 한강 일대 불꽃축제 때엔 수십만 이상의 관람객이 몰린다. 서울 도심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으며 기대하고 즐기는 사람들도 많지만, 동시에 인접 지역민들은 쓰레기·공해 등으로 인한 불편을 겪고 있고 경찰을 포함해 수많은 인원이 동원되는 등 사회적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지역민 피해나 쓰레기·환경 문제와 관련한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단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7일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4일과 5일 축제 양일간 여의도·이촌 한강공원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약 49t, 음식물류폐기물은 약 3360L에 달했다. 이는 한강공원 내에서 거둬들인 양만 집계한 수치로 실제 발생한 쓰레기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그룹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번 불꽃축제 행사장 내에서 발생한 쓰레기 처리 비용 전액은 한화 측이 부담한다. 그러나 문제는 쓰레기가 행사장 바깥까지 퍼져 있다는 점이다. 한강공원에서 도보로 5분만 벗어나도 갓길에 방치된 쓰레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행사장 인근 아파트, 중·고등학교 입구 쪽에는 담배꽁초와 맥주 캔 등이 버려져 있었다.
'서울 세계불꽃축제2026'이 끝나고 난 6일 새벽 1시쯤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행사장에서 도보로 10분정도 벗어난 길가에 쓰레기가 널려있다. 노유림 기자
'서울 세계불꽃축제2026'이 끝나고 난 6일 새벽 1시쯤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행사장 근처 여의도 중학교 담장 쪽에 맥주캔 쓰레기가 버려져있다. 노유림 기자
인근 주민들은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 동작구 주민인 장예은(28)씨는 “천둥소리 같은 굉음이 1시간 넘게 지속하다 보니 반려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발작을 할 정도”라며 “불꽃축제 행사장에서 약 1.3km 떨어진 곳에 사는데도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행사장 반경 약 5km 지점에 사는 김모(29)씨는 “불꽃축제 전 주변 지역에 ‘시끄럽겠지만 참아라’ 수준의 플래카드를 내거는데, 잠깐의 재미를 위해 기존 거주민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서울 동작구 주민 장예은씨가 기르는 고양이 '망고'는 불꽃쇼가 지속되는 동안 소음으로 인해 발작 및 과잉행동 증세를 보였다. 사진 장예은씨 제공
불꽃축제 종료 후의 대기오염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행사 직후인 5일 밤 10시 영등포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21㎍/㎥로 ‘매우 나쁨’, 미세먼지 농도는 148㎍/㎥로 ‘나쁨’ 수준이었다. 이는 같은 시각 서울시 평균 초미세먼지·미세먼지 농도인 11㎍/㎥, 16㎍/㎥의 각 11배, 9배에 달하는 수치다. 6일 새벽 1시쯤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105㎍/㎥에 달하기도 했다.
대규모 인파 관리를 위해 매해 투입되는 경찰력 역시 축제를 치르는 데 수반되는 사회적 비용으로 꼽힌다. 축제 양일간 여의도 일대에 몰린 인파는 경찰 추산 53만명, 주최 측 추산 100만명에 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기간 기동대 51개 부대와 광역예방순찰대 28개 팀 등 총 4700여명의 경찰력이 인파 관리와 112 신고 대응 등에 투입됐다.
불꽃축제가 끝난 지 3시간이 넘은 6일 새벽 1시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105㎍/㎥로 나타났다. 노유림 기자
한화는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소개하고 있다. 다만 축제에 실제 사용되는 화약량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축제의 성과를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환경·사회적 비용까지 함께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규모 축제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만큼 경제적 효과 못지않게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으로 지역 주민이 감수해야 할 불편과 사회적 비용도 크다”며 “주최 측이 행사 현장 관리에 그치지 않고 탄소 배출량을 점검하거나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