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개봉한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히어로 생활에서 은퇴한 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이 예상치 못한 거대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휴 잭맨)을 찾아가게 되며 펼쳐지는 액션을 그렸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울버린‘으로 친숙한 할리우스 스타 휴 잭맨(57)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노리치시티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공동주연 배우인 라이언 레이놀즈(50)와 영국 축구장에서 맞붙는 ‘할리우드 더비’가 성사될 조짐이다. 레이놀즈는 노리치시티와 동일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소속인 렉섬AFC의 공동구단주다.
휴 잭맨은 최근 영국 토크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노리치시티 투자 의향을 묻는 질문에 “매우, 아주 관심이 많고, 현재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레이놀즈를 향해 “라이언 잘하고 있고, 넌 네 길을 가라. 난 카나리아 뿐”이라고 유쾌한 선전포고를 날렸다. 카나리아는 노랑과 초록 유니폼에서 착안한 노리치시티 애칭이다.
휴 잭맨(오른쪽)과 라이언 레이놀즈. AP=연합뉴스
호주 태생 휴 잭맨은 어릴적 새벽까지 TV로 잉글랜드 FA컵 중계를 보며 평생 응원할 팀을 고민했다. 런던 출신 아버지가 “런던엔 팀이 너무 많다”고 했고, 어머니 출생지가 영국 동부 노리치라는 얘기를 듣고 노리치시티를 낙점했다. 16세 때 어머니 손에 이끌려 홈구장 캐로 로드를 찾았고, 지금도 공식 서포터다.
2010년 노리치시티 투자 제의를 고사했던 휴 잭맨은 2023년 레이놀즈가 소유한 렉섬 홈경기를 직관한 뒤 심경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레이놀즈가 2021년 5부리그 소속이던 렉섬을 인수한 뒤 3시즌 연속 승격을 이뤄내고, 할리우드식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다큐멘터리(‘웰컴 투 렉섬’)로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봤다.
휴 잭맨 울버린과 레이놀즈 데드풀이 축구장에 있는 합성 사진. 사진 365스코어닷컴 캡처
노리치시티는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이었으나 최근 5시즌째 챔피언십에 머물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구단주인 미국 사업가 마크 아타나시오로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순자산 1억 파운드(1816억원)인 휴 잭맨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계약 시점을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실화된다면 ‘울버린’과 ‘데드풀’이 전장을 스크린에서 축구장으로 확장한다는 서사로 세계적 흥행 카드 될 전망이다. 노리치시티로서는 울버린의 아다만티움 클로(갈퀴 모양)처럼 강력한 힘을 얻게 되는 셈이다.
울버린의 갈퀴 모양 아다만티움 클로.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할리우드 배우들의 영국 축구팀 투자는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러셀 크로우와 윌 페럴은 골퍼 조던 스피스와 함께 리즈 유나이티드 주주다. 배우 마이클 B.조던은 본머스 지분을 보유했다.
래퍼 스눕 독은 스완지시티 주주고, 미국프로풋볼(NFL) 전설 톰 브래디는 버밍엄시티 투자자다. 미국프로농구(NBA) 르브론 제임스는 2011년 리버풀 지분 2%를 인수해 1800%가 넘는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거뒀다.
입스위치 타운 경기를 지켜보는 에드 시런. 로이터=연합뉴스
팝스타 에드 시런처럼 순수한 팬심으로 입스위치 타운 지분을 사들인 사례도 있지만, 글로벌 스타들이 축구팀에 주목하는 본질적 이유는 투자 대비 성과와 폭발적 파급력 때문이다.
렉섬과 버밍엄 같은 하부리그팀은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금이 높지 않으면서도, 오랜 역사와 충성도 높은 지역 팬덤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톱스타의 브랜드 파워가 결합되면 글로벌 스폰서십과 해외 프리시즌 투어 유치, SNS 파급력 등 단숨에 상업적 확장이 가능하다. 스타 구단주들은 장기 투자 리스크를 버텨낼 자금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자신의 부를 더 가치있는 곳에 쓰고 있다는 사회적 이미지까지 챙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