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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사 역량 저하”…경찰, ‘전경예우 방지법’에 우려 의견

중앙일보

2026.09.07 13:00 2026.09.0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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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로펌이 "경찰대 출신 변호사들이 직접 사건을 설계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로펌 홈페이지 캡처

한 로펌이 "경찰대 출신 변호사들이 직접 사건을 설계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로펌 홈페이지 캡처


경찰이 국회에서 발의된 ‘전경예우 방지법’(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대해 “수사 역량이 저하될 수 있다”며 신중 검토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지난 8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경찰공무원의 퇴직 후 진로 제한으로 인하여 업무 기피 및 수사역량 저하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했다. 지난 3월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퇴직 전 5년 동안 경정 이상 경찰공무원으로서 수사 및 심리·심판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한 변호사가 법무법인 등에 취업하려는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게 골자다.

경찰청은 법안이 개정되면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판·검사의 경우 재산 공개 대상자(고등법원 부장판사, 검사장 등)가 아니라면 공직자윤리법 17조 7항에 따라 법무법인 취업심사를 피할 수 있는데, ‘경찰 업무’를 수행한 경우에만 취업 제한을 추가로 적용하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해충돌 방지 측면에서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나,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어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황승기 국회 행안위 전문위원도 “다른 전문자격 보유자와의 형평성 및 경찰의 법률 전문인력 확보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직 매니저들에 대한 '갑질'과 불법 의료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방송인 박나래씨. 연합뉴스

전직 매니저들에 대한 '갑질'과 불법 의료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방송인 박나래씨. 연합뉴스


전경예우 방지법은 “변호사 자격이 있는 경찰관이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피고소·피고발인 측을 대리하는 로펌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적잖다”는 법조계의 지적에서 나온 대책 법안이다. 지난 2월 방송인 박나래씨의 폭행·의료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과장(변호사)이 박씨의 변호를 맡은 로펌으로 이직했다. 최근에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소속의 한 간부가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하도급사를 대리하는 법무법인으로 이직했다. 그는 퇴직 전 서소문 수사팀에 파견된 부서원들로부터 수사 내용을 보고받았었다고 한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통화에서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사실상 경찰이 수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게 된다”며 “이 때문에 로펌들 사이에선 ‘경찰 출신 변호사가 없으면 앞으론 사건 수임이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해충돌 우려를 피하기 위해 전관들이 직접 사건을 맡지는 않으면서, 물밑에서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이 대책 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시민단체와 학계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용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개정 형소법 시행 이후에는 3급 미만 수사 실무자의 로펌 이직이 더 문제가 될 것”이라며 “경찰 내부 대책이 아닌 법을 통해 전경예우를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청한 경찰학과 교수도 “특히 내부 통제장치인 ‘사적접촉 금지제도’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라며 “전관예우의 폐해를 반복하지 않도록 경찰이 판·검사와는 다르게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모습.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모습. 연합뉴스


경찰은 대신 변호사 자격이 있는 경찰관의 이탈을 막도록 유인책을 마련하고 조직적으로 법률 전문가를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2027년부터 변호사 자격증 보유자를 일반 경찰관과 분리해 별도로 심사승진을 실시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변호사 자격자의 경찰청과 시도경찰청 전입 연차 기준도 예외적으로 연장할 예정이다. 이영철 경찰청 자치경찰기획단장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의 민주적 통제 및 경찰수사 혁신 토론회’에서 “경찰관이 로스쿨에 입학하면 아예 퇴직해버리는 사례가 많아, 우수 경찰관의 로스쿨 진학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정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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