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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지하철 시위 멈췄더니…‘40억 일자리’ 청구서 날아왔다

중앙일보

2026.09.07 13:00 2026.09.0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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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으며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장애인 이동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한 조례안 통과를 약속했다. 뉴스1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으며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장애인 이동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한 조례안 통과를 약속했다. 뉴스1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요구해온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부활을 추진하면서 서울시·국민의힘과 충돌하고 있다.

7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오는 11일 본회의에서 ‘서울시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일자리)의 근거를 명확히 담은 게 핵심이다. 권리중심 일자리는 중증장애인이 권익옹호나 장애인 인식개선, 문화·예술 활동 등에 참여하면 이를 노동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사업 시행에는 매년 40억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개정안은 시의회 민주당의 당론 ‘2호’ 조례다. 민주당 시의원 80명 전원이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상훈 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경제활동에서 배제된 중증장애인의 사회참여와 노동권 보장을 위해 권리중심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3년 권리중심 일자리 참여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설문 응답자의 81.7%가 일자리를 통해 ‘본인의 권리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답했다.

권리중심 일자리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20년 7월 처음 도입됐다가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인 2023년 말 종료됐다. 일자리 참여자는 400명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3년 2월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전장연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박경석 전장연 대표.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3년 2월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전장연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박경석 전장연 대표. 연합뉴스


당시 서울시가 2023년 3월 권리중심 일자리 사업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3년간 일자리 참여자 직무활동의 50.4%가 집회·시위·캠페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별 근무일지를 보면 참여자의 95%가량이 집회·시위·캠페인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전장연이 주최한 집회·시위에도 대규모로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자리 수행기관이 전장연 소속기관 등 특정 단체에 집중되고, 집회·시위 참여를 공공일자리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사회적 비판이 제기됐다”며 “집회·시위 활동이 오히려 장애인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권리중심 일자리를 2024년 ‘장애유형별 맞춤형 특화일자리’로 전환했다. 이후 지난 6·3 지방선거를 계기로 민주당이 시의회 다수당이 되면서 폐지됐던 권리중심 일자리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시의회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전장연과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선언했다. 전장연은 이 자리에서 2021년 12월 이후 73차례 벌여온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시의회 민주당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권리중심 일자리 복원을 골자로 한 당론 ‘1·2호’ 조례안의 본회의 통과를 약속한 바 있다.

시의회 국민의힘은 즉시 반대했다. 최종부 시의회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당의 조례 통과 약속과 전장연의 시위 중단 선언이 교환된 장면을 보며 이를 순수한 사회적 대타협으로 믿을 시민은 없을 것”이라며 “장애인의 권리를 볼모로 삼은 정치적 청구서 결제로 비칠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 모습. 연합뉴스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도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권익옹호 활동 등을 공공일자리의 직무로 규정하는 것이 상위법인 장애인고용촉진법상 ‘직업재활’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례를 법령의 범위에서 제정하도록 한 지방자치법의 ‘법률 우위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권익옹호 활동이 집회·시위 참여 등으로 번져 공공일자리 사업의 본래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11일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서울시의회 118석 가운데 민주당이 80석을 차지하고 있다. 오 시장이 조례안에 재의를 요구하더라도 민주당은 재의결에 필요한 의석도 확보한 상태다.




김민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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