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규명할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7일 공식 출범했다.
이태한 특검(사법연수원 23기)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고 “이번 특검 수사는 국민의 헌법상 권리인 참정권을 보호하고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막중한 책임을 갖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적법절차와 인권을 충실히 보장하고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나 정치적 논란에 흔들리지 않겠다”며 “오직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국민께 투명하게 설명해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최장 150일의 수사 기간을 모두 사용한다면 선관위 특검은 내년 2월 3일까지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모처럼 여야 모두의 초당적 지지 속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발부터 함께한 특검 정국이 2년 가까이 이어질 것이란 씁쓸한 뒷맛과 우려를 함께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반대 속 내란, 김건희, 순직해병 사건을 수사하는 이른바 3대 특검법을 처리했다. 3대 특검이 끝나자마자 곧장 잔여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종합특검을 추진해 지난달 수사를 끝마쳤다. (왼쪽부터) 조은석 내란특검, 민중기 김건희특검, 이명현 순직해병특검. 뉴스1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내걸면서도 수사·기소를 함께 하는 임시 조직인 특검을 상시로 가동하고 있다.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규명을 위해 출범했던 상설특검을 제외하고도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 2차 종합특검 등 4개 특검이 선관위 특검에 앞서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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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특검 활용법…李정부 ‘칼’ 된 특검
김영희 디자이너
이재명 정부 출범 후 6개월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윤석열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대대적인 수사가 벌어졌다. 검찰·경찰·공수처 3중 수사에 이어 3개 특검팀을 총동원했다. 그런데 내란 특검팀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해 12월 15일 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팀 추진을 꺼내들었다. 정청래 당시 민주당 대표는 “완전한 내란 청산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내란을 저지하는 일이며 미래의 헌정 파괴를 막는 안전장치”라며 “여전히 밝혀야 할 의혹이 산더미”라고 말했다. 이 때는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2차 종합특검팀에 맡기겠다는 ‘산더미 같은 의혹’의 실체조차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권창영 특별검사는 180일 간의 수사를 끝내고 지난달 24일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시스
그렇게 민주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2차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23일 6개월간의 수사를 끝마쳤다. 하지만 민주당이 명분으로 내세운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에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범죄단체조직죄와 반란죄로 의율하겠다는 계획 역시 끝내 철회하고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다시 이첩했다. 2차 종합특검팀의 권창영 특별검사는 그럼에도 “내란 세력의 역량과 의지가 그대로 남아있는 한 전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주장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정근영 디자이너
선관위 특검팀을 두고도 출범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합동수사본부에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었고, 여야 모두 모두 선관위를 비판하고 있는 만큼 외압과 정치적 논란의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법조계 내부에선 “민주당의 예상 밖으로 수사가 튀지 않도록 일부러 특검을 설치한 것”(검사장 출신 변호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태한 특검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수사하는 특검팀을 이끈다. 5명의 특검보가 임명된 이후 오는 7일 수사 개시를 위한 수사팀 구성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스1
특검 정국은 20개월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또 다시 특검 카드(조작기소 특검)를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엔 특검법에 공소 취소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당 안팎에서 논의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수사를 끝낸 2차 종합특검을 두고 “역대급 빈손 수사”(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차별화된 성과를 내겠단 욕심과 무리한 법리 해석을 한다”(내란특검 파견 검사)라는 비판이 뒤따르는데도 민주당이 여전히 특검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일부에선 특검 정국의 효과에 주목하라고 한다. 앞서 4개 특검팀은 도합 400건이 넘는 사건을 수사하고, 192명(연인원)을 재판에 넘겼다. 이를 위해 파견검사(공수처·군 검사 제외)와 검찰 수사관, 공무원·특별수사관(변호사) 등까지 합치면 4개 특검에 투입된 인력은 780여 명에 달한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과거 대검 중수부가 했던 것처럼, 특검이 정권의 ‘칼’ 노릇을 하고 있다”며 “여당의 말에 따르도록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용도”라고 꼬집었다.
지난 4월 당시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은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특검에 공소취소권을 부여하는 특검법 조항으로 논란이 커지자 법안 처리를 잠정 중단했다. 이후 약 4개월 만에 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을 재추진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