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범죄를 저지른 뒤 한국으로 도피한 외국인이 1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도피한 수배자가 가장 많았고 사기 혐의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8일 경찰청이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국 등 해외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한국으로 도피한 외국인은 지난달 12일 기준 총 110명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에서 인터폴 수배를 요청한 도피사범이 40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의 36%를 차지했다. 이어 우즈베키스탄 19명, 몽골 17명, 베트남 13명 순이었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키르기스스탄, 태국, 일본 등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국가 출신도 다수 포함됐다.
범죄 유형별로는 사기 혐의가 47명으로 가장 많았다. 아동청소년법 위반과 약취·유인·감금, 성매매 등을 포함한 기타 혐의가 29명으로 뒤를 이었다. 마약 혐의는 7명이었고 절도·도로교통법 위반·상해·폭행 혐의는 각각 5명이었다.
지난달 초 경기남부경찰청은 50대 중국인 A씨를 체포해 중국으로 강제 송환했다. A씨는 1997년 중국 톈진에서 강도살인을 저지른 뒤 2017년 한국에 입국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은 인터폴을 통해 공조 요청이 접수되면 도피사범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의 시도경찰청 공조 부서에 관련 정보를 전달해 검거에 나선다.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공조 담당 인력도 기존 22명에서 64명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해외로 송환된 도피사범은 지난해 13명에서 올해 8월까지 24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가 간 수사 공조 강화는 해외로 도피한 한국인 범죄자를 검거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수사 당국은 중국으로 도피한 한국인 보이스피싱·스캠 범죄자 검거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국내로 송환된 인원은 지난해 192명으로 매년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공조 체계는 재외국민 보호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경찰청은 몽골과 공조를 강화해 올해 들어 국내로 도피한 13명을 몽골로 송환했다. 이에 따라 전년 대비 검거율이 330% 상승했다.
공조 관계가 강화되면서 몽골 경찰청은 현지에 체류하는 한국인 보호에도 협조하고 있다. 지난 2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한국인이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한국 경찰청이 재수사와 관계자 징계를 요청했고 몽골 수사 당국은 가해자를 처벌한 뒤 해당 경찰서장을 직위 해제했다.
김 의원은 “해외에서 중범죄를 저지른 도피사범이 국내에 버젓이 숨어들어 생활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경찰은 인터폴 공조 전담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 도피사범 검거율을 실질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