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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제복은 정치보다 오래가야 한다

Los Angeles

2026.09.07 20:00 2026.09.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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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피코 유니온 주민의회 회장

박상준/ 피코 유니온 주민의회 회장

한국 정부가 육·해·공군 통합 사관학교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현대전은 육·해·공의 경계를 넘어 종합적인 군사 지식과 합동작전 능력을 요구한다는 것이 주요 명분으로 알려졌다.  
 
물론 시대 변화에 따라 사관학교도 달라져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다만 그것이 미래 국방을 위한 올바른 해법인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평화를 원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것에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리고 평화를 지켜내는 힘은 튼튼한 국방력에서 나온다. 나라를 지키고 투철한 국가관을 세우는 일 역시 특정 이념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아무리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더라도 국방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문제라면 더욱 신중히 해야 한다. 통합 사관학교라는 중차대한 사안에 선뜻 긍정의 신호를 보내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육·해·공 사관학교가 오랜 세월 쌓아온 정체성과 전통은 단순한 군사교육을 넘어 제복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정신의 고향이다.
 
현대전에서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군사 지식이 필요하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사관학교의 공동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일정 기간 교환교육을 실시하며, 합동작전·인공지능(AI)·우주·사이버 등 미래전 분야의 교육을 함께 강화할 수 있다. 각 군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의 작전 환경과 전력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즉, 통합이 아니라 더 강력한 합동 교육으로도 시대의 요구에 충분히 답할 수 있다. 오히려 각 군의 전문성과 전통을 보존하면서 협동성을 높이는 것이 한국군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길일 수도 있다.
 
사관학교 통합 문제는 어느 한쪽의 논리나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원칙과 설득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교훈으로 삼는 것과 오늘의 젊은 생도들에게 그 역사의 책임까지 덧씌우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다. 과거를 성찰하되 미래 국방은 미래의 기준으로 설계해야 한다.
 
오늘도 각 사관학교 교정에 울려 퍼지는 우렁찬 구호와 젊은 사관생도들의 힘찬 행진을 떠올려본다. 육사에는 육사만의 전통이 있고, 해사에는 해사만의 바다가 있으며, 공사에는 공사만의 하늘이 있다. 서로 다른 전통이 하나의 대한민국을 지키는 힘으로 모일 때 한국군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각 군 사관학교가 저마다의 빛나는 전통과 자부심을 지켜가는 동시에 서로의 벽을 넘어 더 강한 협동성과 전문성을 갖춰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속에 타오르는 순수한 애국심과 제복의 명예가 정치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복은 정치보다 오래가야 하고, 국가에 대한 충성은 이념보다 깊어야 한다.

박상준 피코유니온주민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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