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부터 소셜연금이 22% 삭감될 수 있는 상황에서 연방의원들이 본격적으로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다.
연방의회에서 소셜시큐리티의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소셜시큐리티 개혁은 세금 인상이나 급여 삭감 가능성이 있어 의원들이 정치적으로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사안의 하나다. 하지만 현재 전망대로라면 소셜연금은 6년 뒤인 2032년부터 수령액이 22% 삭감될 수 있어 시간이 많지 않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딕 더빈(민주)·빌 캐시디(공화) 상원의원은 소셜연금의 장기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당적 절차 마련에 나섰다.
두 의원이 추진하는 법안은 소셜시큐리티의 세금 인상폭이나 급여 조정을 직접 규정하지 않는다. 대신 의회가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절차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초당적인 소셜시큐리티 자문위원회가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소셜시큐리티 은퇴신탁기금을 최소 50년 동안 지급능력이 유지되도록 하는 법률 초안을 의회에 제출하게 된다.
이렇게 마련된 법안은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 지도부가 각각 발의하게 된다. 지도부가 발의를 거부하면 다른 의원이 대신 법안을 발의할 수 있다. 이후 법안은 소셜시큐리티를 관할하는 상원 재무위원회와 하원 세입위원회로 넘어간다. 두 위원회는 법안을 토론하고 필요하면 수정할 수 있다. 위원회가 행동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문위원회가 작성한 원래 법안이 그대로 상원과 하원 본회에 올라간다.
의원들은 대체 법안을 제안할 수도 있으며 최종 표결은 최대 100시간의 토론을 거친 뒤 하게 된다. 통과하려면 100석인 상원에서는 5분의 3의 찬성이 필요하고 435석인 하원에서는 단순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AARP는 이 법안이 제출 가능한 수정안 종류를 제한하고 임의적인 시한을 설정함으로써 소셜시큐리티 변경을 사실상 신속 처리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캐시디 의원은 팀 케인(민주) 상원의원과 함께 전혀 다른 방식의 해법인 '시니어 구제 기금'도 내놓았다. 두 의원의 제안은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새로 만들고 이를 향후 75년 동안 주식과 다른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초기 투자금은 재무부가 추가로 재원을 확보한다. 75년이 지난 뒤에는 기금의 자산을 이용해 재무부가 제공한 초기 자금뿐 아니라 그동안 소셜시큐리티 급여를 계속 지급하기 위해 발생한 차입금도 상환한다는 구상이다.
차입 규모는 26조6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캐시디 의원의 계산에 따르면 투자기금의 수익으로 차입금 가운데 약 3분의 2를 충당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기금만으로 소셜시큐리티 재정 부족분 전체를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 급여세를 올리거나 소셜연금 지급액을 줄이는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다만 투자기금이 없다면 세금 인상 폭이나 급여 삭감 폭이 훨씬 커지기 때문에 정치적 결정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캐시디 의원의 주장이다.
초당적 재정감시단체인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는 이 방안을 "막대한 위험과 비용을 수반하는 부채 조달형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고소득자에게 소셜시큐리티 급여세를 더 부과하는 해법도 나왔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버니 모레노(공화) 상원의원은 소셜시큐리티 급여세 과세소득 상한선을 높이거나 없애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현재 소셜시큐리티 재원을 마련하는 급여세는 연소득 18만4500달러까지만 적용된다. 대부분의 근로자는 사실상 자신의 근로소득 전체에 대해 소셜시큐리티 세금을 내지만 이 한도를 크게 초과하는 고소득자는 소득 일부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워런과 모레노 의원은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공동 기고문에서 "왜 중산층 간호사가 부유한 기업 변호사보다 더 큰 비율을 부담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관련 법안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공식 법안은 제출하지 않았다.
일부 보수단체들은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기업들이 추가 급여세 부담을 상쇄하려 할 경우 임금이 낮아지고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게 반대 이유다.
초당적 재정감시단체인 '피터 G. 피터슨 재단'에 따르면 급여세 과세 상한선을 완전히 없애면 10년 동안 소셜시큐리티 신탁기금에 3조2000억 달러 이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과세 상한선을 완전히 없애는 대신 일정 수준 이상의 고소득부터 소셜시큐리티 세금을 다시 부과하자는 절충안도 나왔다.
셸던 화이트하우스(민주)·브렌던 보일(공화) 하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연간 40만 달러를 초과하는 소득에 소셜시큐리티 급여세를 적용한다. 현재 과세상한선과 40만 달러 사이의 소득은 비과세로 그대로 두고 40만 달러를 넘어가는 소득에 다시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의회 내 진보적 의원들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버니 샌더스(무소속) 상원의원과 발 호일(민주) 하원의원이 주도하는 법안은 연간 25만 달러를 초과하는 모든 소득에 급여세를 확대하고 자본이득과 배당소득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한다. 고소득자가 투자수익에 부담하는 세금도 높인다. 대신 현재 소셜연금 수령액은 늘린다.
민주당 의원 39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이 법안이 시행되면 소셜연금 수령액은 연간 약 2400달러 늘어나고 매년 생활비조정률도 높아진다.
샌더스 의원은 최근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고 부유층도 수천만 명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소득에서 같은 비율을 소셜시큐리티를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소셜시큐리티의 지급능력을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연장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