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24.4%서 6년 사이 17.6%로 급감 임금근로자 22.9%→33.3%, 직업 비중 역전 절반 이상 매출 감소, 고비용·임대료 이중고 고령화에 은퇴 비율 2배…소득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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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높은 생활비 부담이 장기화하면서 한인들은 당장의 지출을 줄이는 한편 주택과 투자, 노후 준비 등 장기적인 자산을 지키려는 움직임도 동시에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뱅크오브호프와 ‘2026 한인 경제생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한인들의 금융 활동의 현주소와 지난 2020년부터의 변화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인들의 직업과 소득부터 주거, 투자와 노후, 생활비 부담, 한인은행 이용 실태까지 경제생활의 변화를 5회에 걸쳐 짚어본다.
〈연재 순서〉
1. 직업·소득 및 사업체 동향
2. 주거와 주택자산 현황
3. 투자와 은퇴·노후 준비
4. 고물가 및 생활비 부담
5. 한인은행 이용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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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촉발한 경기 둔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인사회의 경제활동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한인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자영업자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든 반면 직장인과 은퇴자는 크게 늘었다. 가계소득은 절반 이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자영업자들은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본지가 뱅크오브호프의 후원으로 실시한 ‘2026년 한인 경제생활 설문조사’에서 본인의 직업을 묻는 질문에 직장인이라고 답한 한인들의 비율은 33.3%로 가장 높았다. 은퇴자가 21.0%, 자영업자 17.6%, 전문직 8.4%, 자유업 6.6%, 기타 5.8%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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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대신 직장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의 변화를 보면 한인사회의 ‘탈자영업’의 흐름이 두드러진다. 자영업자의 비중은 2020년 24.4%에서 2023년 19.6%, 2026년 17.6%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직장인은 2020년 22.9%에서 2023년 35.3%로 크게 늘어난 뒤 2026년 33.3%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직장인보다 높았지만 이제는 직장인이 자영업자의 두 배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한인 경제활동의 중심축이 자영업에서 임금근로자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하나의 눈에 띄는 변화는 은퇴자의 증가로, 비율이 2020년 11.9%에서 2023년 17.6%, 2026년에는 21.0%까지 높아졌다. 한인사회의 고령화가 본격화하면서 직업 구조에서도 은퇴 인구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 소득
소득은 대체로 정체된 모습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소득이 ‘비슷하다’는 응답이 51.2%로 가장 많았으며, ‘증가했다’는 23.0%, ‘감소했다’는 22.8%였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소득이 감소했다고 밝힌 가구가 69.3%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은 크게 개선됐지만, 절반 이상의 한인 가구가 소득 증가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연간 소득을 보면 한인 대부분이 중간 이하 구간에 집중되는 아쉬운 결과를 나타냈다. 연소득 5만~6만9999달러가 17.9%, 3만~4만9999달러가 17.9%, 3만 달러 미만이 17.7%로 조사됐다. 세 구간을 합하면 응답자의 53.5%가 연소득 7만 달러 미만에 해당한다.
이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직장인은 5만~6만9999달러가 20.6%, 7만~8만9999달러는 19.1%로 중간 소득대에 집중된 반면, 전문직은 15만 달러 이상이 22.6%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고소득층 비중이 높았다. 공무원 역시 7만~10만9999달러 구간이 47.2%로 절반에 육박했다. 자영업자는 소득 구간이 비교적 고르게 분산됐다. 5만~6만9999달러가 17.9%로 가장 많았지만 3만~4만9999달러 14.8%, 3만 달러 미만 12.6%, 7만~8만9999달러 12.4%였으며, 2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도 11.2%를 차지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이 함께 존재하는 자영업의 특성이 드러난 셈이다.
▶비용 증가·매출 감소
그러나 소득 규모를 불문하고 자영업자의 현실은 최근 불안한 경제에 녹록지 않은 모습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57.1%로 절반이 넘었으며, ‘동일하다’는 28.8%, ‘증가했다’는 10.5%에 불과했다. 특히 50대 자영업자의 61.9%, 60대의 58.3%가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해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 속 핵심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층의 어려움이 눈에 띄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매출 및 고객 감소’가 47.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출 증가 및 임대료 부담’이 35.8%를 차지했다. 2020년 15.3%에 불과했던 ‘비용 부담’은 2023년 31.4%, 올해 35.8%까지 높아졌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가 상승과 임대료 부담이 한인들의 사업체 경영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체 구조
한인 자영업의 구조는 여전히 소규모 사업체 중심으로 나타났다. 연매출 50만 달러 미만 사업체가 절반 가까이인 49.2%로 가장 많았으며, 50만~100만 달러 미만이 24.0%, 100만~500만 달러 미만이 16.8%, 500만 달러 이상은 10.1%였다. 2020년과 비교하면 연매출 50만 달러 미만 사업체 비중은 68.4%에서 49.2%로 감소한 반면, 중대형 매출 구간은 늘어 한인 사업체간 양극화가 진행되는 모습도 발견됐다.
한인 사업체의 업종별 분포도에선 서비스업이 3곳 중 1곳꼴인 33.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요식업(18.7%)과 도·소매업(17.3%)이 뒤를 이었다. 서비스업과 요식업 비중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건축업은 2020년 6.4%, 2023년 6.1%였으나 올해 4.3%로 감소했다. 최근 연방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비용 증가 및 변동성의 여파로 보인다.
한인 사업체 대부분은 영세 규모였다. 직원 10명 이하 사업체가 90.9%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11~30명은 6.9%, 30명 이상은 2%를 밑돌았다. 운영 기간은 10~20년이 29.2%로 가장 많았다. 20년 이상은 22.0%, 5~10년은 23.6%였다. 반면 2년 미만 신생 사업체는 2020년 39.4%에서 2023년 10.2%, 2026년에는 8.0%로 감소해 신규 창업이 크게 줄고 시장이 기존 사업체 중심으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