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장 선거, 민주당 집안싸움 배스, 주류·노동계 지지에 앞서 라만, DSA·열성노조 업고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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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LA시장 선거를 50여 일 앞두고 캐런 배스 현 시장과 니디아 라만 시의원의 공방이 달아오르고 있다. 둘은 같은 민주당 간판으로 선거에 나서지만, 이념 성향이 달라 핵심 지지층을 공유하진 않는다. 그만큼 중도층의 의사가 중요한 선거다.
배스는 현직 시장으로서 자금력과 민주당 주류의 폭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수성에 나섰다. 라만은 급진좌파 단체인 민주사회주의연맹(DSA)을 비롯한 강성 진보 진영과 일부 노조의 조직력을 앞세우고 있다.
DSA LA지부는 지난 2일 회원 투표를 거쳐 라만 지지를 선언했다. 6000여 명의 회원 가운데 약 1500명이 투표에 참여해 60%가 찬성했다. 여기에 호텔과 공항 근로자 3만여 명을 대표하는 대형 노조 유나이트히어 로컬 11도 라만 지지를 선언했다. 한인민주당위원회(KADC)는 지난 5월 일찌감치 이에 합류했다.
진보 진영 내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결집이 중도층을 향한 외연 확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변수다. 크리스천 그로스 USC 정치학 교수는 LA이스트와 인터뷰에서 “DSA의 지지는 분명 양날의 칼”이라고 지적했다. 예비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스펜서 프랫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에게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DSA 내부에서도 라만 지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DSA에서도 좌측으로 치우쳐 있는 계파는 라만을 타협파로 비판한다. 그가 맨션세 개정을 시도한 점 등을 문제 삼으며 조직의 노선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LA지부 임원 노아 수아레스-사익스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라만이 우리와 같은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내부에서 큰 이슈였다”고 설명했다. DSA는 지난 예비선거에서 라만을 공식 지지하지 않았다.
이는 민주당 차기 대선 경선을 시야에 둔 DSA 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과도 비슷한 사례다. 선거에 나갈 때엔 DSA의 전폭 지지를 받다가도, 정치권에서 생존하기 위해 현실노선을 취할 경우 DSA의 비난을 받는 게 패턴화됐다. 다만, 이런 진영내 분란이 이탈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KADC의 라만 지지를 둘러싸고도 한인 정치권 일각에서는 변화된 정치적 색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KADC 활동을 했던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은 “과거에는 한인 정치력을 키우고 합리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단체였는데 지금은 많이 변질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KADC에서 10년간 활동했던 스티브 강 LA시 공공사업위원회 의장은 지금 두각을 나타내는 회원들이 가입하는 과정에서 3년 전 단체를 떠났다고 한다.
반면 배스의 지지 기반은 민주당 주류에서 노동계까지 폭넓다.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과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 낸시 펠로시 전 연방 하원의장 등이 그를 지지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도 30곳이 넘는 노조가 배스 편에 섰다. 라만 지지 노조가 5곳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라만과 같은 DSA 소속이자 동료 LA시의원인 휴고 소토-마르티네즈, 유니세스 헤르난데스, 이사벨 후라도 시의원도 배스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배스가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시정 실적에 대한 논란 탓이 크다. 지난달 19일 라만과의 첫 일대일 토론에서 노숙자와 경찰, 시 재정, 주택 문제를 놓고 라만은 배스를 몰아붙였다. 라만은 “자신의 지역구에선 거리 노숙자가 크게 줄었다”며 배스의 노숙자 정책을 비판했다. 라만은 또 경찰예산 축소를 주장하는 DSA 강령의 연장선에서 LAPD의 임금 인상이 시 재정난을 키웠다고 했다. 배스는 경찰 인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LA타임스는 토론에서 라만이 배스 시장에게 강하게 맞서며 존재감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지난 3일 환경 포럼에서도 공방은 이어졌다. 라만은 배스 재임 기간 청정에너지 전환과 석유 시추시설 폐쇄 등 환경정책의 추진 속도가 느려졌다고 비판했다. 이 역시 급진적 환경 프로젝트인 ‘그린 뉴딜’을 내세운 DSA의 노선에 따른 것이다. 배스는 전기버스 확대와 친환경 일자리 증가 등을 내세우며 자신의 환경정책을 옹호했다.
석연찮은 후원금 논란도 배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배스 캠프 측은 최근 시장실과 300만 달러가 넘는 조직폭력단 예방 사업 계약을 맺은 비영리단체 브라더후드 크루세이드 관계자들에게서 받은 후원금 9700달러를 반환하기로 했다. LA타임스가 시 윤리법 저촉 가능성을 문의한 뒤 나온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