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제이가 8일 허정구배 1라운드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릴 적 골프 신동으로 주목받은 손제이는 어엿한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했다. 고봉준 기자
골프채를 잡자마자 신동으로 불렸던 꿈나무가 어엿한 국가대표 에이스로 거듭났다.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로 꼽히는 손제이(16·동래고부설방통고 1학년)가 아마추어 내셔널 타이틀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손제이는 8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7008야드)에서 열린 허정구배 제72회 한국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단독선두를 달렸다. 2언더파의 김규성과 정조국, 백승화, 박나훔, 황건을 2타 차이로 따돌리고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7살 무렵 골프를 시작한 손제이는 부산 가동초 때부터 골프 신동으로 불렸다. 각종 국내대회를 제패하면서 최고 유망주로 떠올랐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21년에는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와 전국적인 인지도도 얻었다.
신장 1m80㎝, 체중 65㎏로 체격은 말랐지만, 평균 280야드의 티샷을 날리는 손제이. 동아중 3학년이던 지난해 대한골프협회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4승을 휩쓸며 올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가대표 6명 가운데 나이는 가장 어려도 올 시즌 대한골프협회 포인트 랭킹 1위(2806점)를 달리며 형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손제이. 사진 KPGA
살은 잘 찌지 않지만, 키는 아직도 크고 있다며 빙그레 웃은 손제이는 “최근 샷 감각이 좋다. 티샷 방향성도 많이 잡혔고, 클러치 퍼트도 잘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남서울 코스는 방심은 금물이다. 국가대표 훈련지이기도 해서 자주 치기는 하지만, 조금은 쉽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실수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손제이는 독특한 스윙으로도 유명하다. 백스윙이 낮고, 채가 내려올 때도 헤드가 많이 눕혀진다. 국가대표 선수들을 이끄는 김형태 감독은 “분명 정석적인 스윙은 아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익힌 자세라 지금은 자신만의 무기가 됐다”면서 “손제이는 특히 클럽 컨트롤이 좋다. 드로우와 페이드를 모두 구사하고, 티샷 발사각도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인터뷰 말미, 남은 경기 전략을 묻자 손제이는 크게 한숨부터 내쉬었다. 난이도가 높은 남서울에서 사흘이나 경기를 더 해야 하는 것이 막막하게 느껴진단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6위를 기록했던 손제이는 “골프는 흐름이 중요한데 오늘 마지막 9번 홀(파5)에서 어프로치 실수를 했다. 핀까지 17m가 남았는데 뒤땅을 쳐서 공을 겨우 1m만 보냈다”면서 “가장 큰 대회인 허정구배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 그러려면 남은 라운드에선 이런 실수를 줄여야 한다. 또, 인터내셔널팀으로 선발돼 출전하는 주니어 프레지던츠컵(19~21일)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