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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새 8만대 들어왔다…군부대·칩공장 누비는 ‘바퀴달린 스파이’

중앙일보

2026.09.08 13:00 2026.09.0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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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카가 ‘바퀴 달린 스파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메라·레이더·라이다(LiDAR)·마이크 등 첨단장비가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기 때문이다. 셔터스톡

커넥티드카가 ‘바퀴 달린 스파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메라·레이더·라이다(LiDAR)·마이크 등 첨단장비가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기 때문이다. 셔터스톡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커넥티드카(스마트카)에 대해 ‘안보 장벽’을 높이고 있는 반면, 국내는 사실상 제도 공백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유럽 등이 중국산 커넥티드카에 규제의 칼날을 들이댄 건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레이더·라이다(LiDAR)·마이크 등이 ‘바퀴 달린 스파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은 최근 미국 공화당·민주당 지도부에 중국산 커넥티드카의 판매와 수입·제조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올해 중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미 상·하원 의회는 앞서 중국 측 지분이 15%를 넘는 완성차업체의 미국 내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초당적으로 추진해왔다. 미국은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125.7%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유럽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2월 유럽연합(EU)은 ‘커넥티드·자동화 차량(CAV) 및 공급망’에 대한 사이버보안 위험평가 결과, 사이버 보안과 물리적 안전 등의 측면에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결론 냈다. 이와 별개로 독일 보안당국은 중국산 자동차의 데이터 수집과 해외 전송 가능성 등에 대한 기술적 조사를 실시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자동차 등 전략 산업의 유럽 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산업가속화법(IAA)을 추진하는 등 안보 장벽을 높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이 같은 규제에 나선 건 커넥티드카가 주행 과정에서 위치정보뿐 아니라 카메라 영상, 음성, 주변 사물의 형태·거리, 도로 구조 등 각종 센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생성하기 때문이다. 개별 데이터만으로는 의미가 크지 않더라도, 장기간 데이터를 쌓거나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특정 시설의 공간적 특징이나 이동 패턴을 정밀하게 재구성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돼 커넥티드카의 사이버보안 관리체계 인증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련 규제가 생겼다. 하지만 수집한 데이터의 해외 이전을 막거나 외부 접속 가능성이 있는 소프트웨어·통신모듈·센서를 차단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규 등록된 중국산 차량(테슬라 중국제조분 포함)만 7만9444대에 달한다.

군부대를 비롯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가첨단산업 사업장 역시 차량 제조국이나 제조사를 기준으로 출입 제한을 하지는 않고 있다. 차량에 탑재된 첨단 센서로 생산라인 배치나 출입동선, 설비 이동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도 불투명하다. 한 예로 중국 비야디(BYD)의 한국지사인 BYD코리아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해 일부 고객 정보가 중국 본사로 이전된다고 밝히고 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카메라 영상의 경우 차량 내에서 처리한다고 밝혔지만, 라이다·레이더 등 개별 센서 데이터의 구체적인 처리·저장·전송 방식과 해당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모델 학습에 활용하는지 여부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산 통신장비의 백도어가 나중에 밝혀져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커넥티드카도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복잡해 백도어가 있어도 잡아내는 게 쉽지 않다”며 “커넥티드카는 사실상 피지컬AI의 시작 단계인데, 자율주행기능을 통해서 차량 통제권까지 빼앗아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이미 군사시설 등에 테슬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수입차 판매를 막을 순 없지만, 중요한 국가 첨단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큰 만큼 국가 안보적 관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한국과 중국이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특수 관계인 만큼 미국·유럽처럼 특정 브랜드를 강하게 제한하기 어렵다”며 “다만 일부 보안시설이 자체 보안 규정에 따라 출입 시 스마트폰 카메라에 보안스티커를 붙이는 등 보안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커넥티드카에 대해서도 유사한 방식의 대비책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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