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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거 아냐?” 기자실 뒤집혔다…尹 몰락 부른 8·15 사면 전말

중앙일보

2026.09.08 13:00 2026.09.0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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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몰락의 시작...김태우 사면과 강서구청장 선거


" 미친 거 아냐? "

2023년 8월 9일 오후, 용산 기자실이 뒤집어졌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의 사면 대상자 선정 속보가 막 타전된 직후였다.

기자들을 경악시킨 건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의 이름이 그 명단에 들어있다는 사실이었다. 불과 3개월 전 당선무효형 선고가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던 그였다.
2023년 8월 14일 사면심사위원장이던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광복절 특별사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2023년 8월 14일 사면심사위원장이던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광복절 특별사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기자들은 사면권자, 즉 윤석열 대통령의 무모한 결단을 두고 입방아를 찧기 시작했다.(이하 경칭 생략)

" 미친 거 아냐! 이거 정치적으로 감당할 수 있겠어? "

김태우 특사는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몰락을 앞당긴 신호탄으로 보는 이도 있다. 실제 김태우에 대한 그 무리한 사면과 그의 보궐선거 출마 및 패배는 김기현 대표 체제 붕괴와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 성립을 불러온 촉매제였다.

이후의 상황은 모두가 똑똑히 기억할 거다. 윤석열·한동훈 갈등의 시작과 총선 참패, 보수 진영의 내분 및 양분, 그리고 급기야 단행된 12·3비상계엄으로 정권이 처절하게 몰락한 그 과정을 말이다. 그 시발점으로 김태우 특사를 지목하는 게 과한 분석은 아닐 거라 생각하는 이유다.

윤석열은 왜 그토록 무리하게 김태우를 사면했을까. 취재팀은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시계를 문재인 정부 때로 되감아 보려 한다. 문 정부 청와대에서 맹활약하던 김태우가 그곳에서 쫓겨난 바로 그 순간으로 말이다.

공익제보자냐, 기밀누설자냐…김태우의 두 얼굴
더는 버틸 수 없었다. 2018년 12월 17일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에 주차된 차 안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기자는 날짜가 18일로 바뀌고 시계가 오전 9시를 넘어가자 그만 ‘뻗치기’를 접기로 했다.

그곳은 김태우의 자택 앞이었다. 당시 검찰을 출입하던 기자는 갖은 수소문 끝에 겨우 그의 주소를 확보한 뒤 그곳에서 무작정 그를 기다렸다. 김태우의 SNS를 뒤져 그와 그의 가족, 지인 사진을 샅샅이 훑으면서 말이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까지 그들은 단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기자는 차를 돌리기로 마음먹고 장문의 손편지를 작성했다. 문틈 사이로 넣어두면 집어넣어 김태우가 그걸 읽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연락을 취해올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편지를 들고 막 차를 나서려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한 사람이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공동현관을 뛰어나왔다.

‘어라, 저 얼굴은!’

SNS에서 숱하게 목격한 바로 그 얼굴이었다. 기자는 그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돌아온 순간, 말을 걸었다.

" 김태우 수사관 부인 되십니까? "

그는 화들짝 놀랐다.

검찰 수사관이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던 김태우는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관련한 비위 의혹 등을 폭로한 뒤 잠적했다. 권력을 건드린 대가가 컸기 때문이다. 그는 검찰이 자신을 겨냥해 대대적인 감찰 및 수사 착수 준비에 나섰다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느끼면서 꽁꽁 숨어지냈다. 언론 접촉도 철저히 피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수사관이 2019년 2월 10일 당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수사관이 2019년 2월 10일 당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기자가 그의 집 앞에서 밤을 지새운 건 어떻게 해서든 그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천만다행히도 포기 직전에 김태우의 부인을 만날 수 있었다.

깜짝 놀라던 그는 기자가 신분을 밝히며 명함을 건네자 다소 안도한 듯 했다. “남편을 꼭 한번 뵙고 싶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 남편이 집에 안 들어온 지 꽤 됐어요. 기자님이 오셨다고 전해드릴 테니 일단 돌아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발길을 돌린 기자는 하루 종일 연락을 기다렸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글렀구나 싶어 잠을 청하려던 늦은 밤, 갑자기 전화기가 울기 시작했다. 화들짝 놀라 집어든 전화기에는 김태우의 부인 휴대전화 번호가 찍혀 있었다. 기자는 급히 응대했다.

" 여보세요? "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남자의 것이었다. 김태우였다. 그는 떨고 있었다.

기자는 지금도 그가 그때 했던 말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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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뒤통수 친 8·15 특사…尹 몰락 부른 ‘김태우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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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현일훈.박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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