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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9·11 추모식서 “현장서 구조활동”…팩트체크선 ‘거짓’

중앙일보

2026.09.08 15:08 2026.09.09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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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25년 전인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와 관련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고, 그 어떤 것도 우리나라를 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9ㆍ11 테러 관련 행사에서 테러 위협에 대비한 방탄 유리 뒤편으로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9ㆍ11 테러 관련 행사에서 테러 위협에 대비한 방탄 유리 뒤편으로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이어 “나는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작업팀 전체를 그곳으로 데려갔다”며 테러 당시 현장에서 직접 구조활동을 펼쳤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미국의 3대 팩트체크 기관 ‘폴리티팩트’는 2023년 해당 주장은 ‘거짓’이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잊지 않을 것…나도 현장에서 구조”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미국을 가로지르는 강철’ 행사에서 “우리가 잃은 모든 이들과 당시의 불멸의 영웅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어떠한 위협이나 도전이 닥치더라도 싸울 것이고, 견뎌낼 것이며,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9ㆍ11 테러 관련 행사에서 테러 위협에 대비한 방탄 유리 뒤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9ㆍ11 테러 관련 행사에서 테러 위협에 대비한 방탄 유리 뒤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행사는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영리 재단 ‘터널 투 타워 재단’은 무너진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의 잔해에서 수습한 21피트(약 6.4m) 길이에 무게 7.6톤의 강철 빔을 5월부터 미 전역에서 전시해왔다. 트럼프가 참석한 이날 전시가 마지막 일정이다.

트럼프는 “그날 이후로 너무 많은 것이 변했지만, 오늘 엘립스에 놓인 이 찌그러진 강철 조각은 미국이 어떤 불길로도 태울 수 없고, 어떤 악으로도 정복할 수 없으며, 어떤 테러로도 파괴할 수 없는 힘을 부여받은 나라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어 “나는 (테러 당시) 어디에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뉴욕에서 대형 건물을 짓다가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작업팀 전체를 데려갔다. 모두가 나와 함께 그곳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덩치 큰 소방관 두 명이 내 양쪽 겨드랑이를 꽉 잡고 ‘여기서 빠져나가야 해’라고 말했다”며 “그들은 ‘건물 잔해가 우리 위로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1년에 발생한 9ㆍ11 테러 직후인 그해 9월 13일 독일 매체와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서 정장 차림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1년에 발생한 9ㆍ11 테러 직후인 그해 9월 13일 독일 매체와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서 정장 차림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美 팩트체크 기관 “트럼프 주장은 거짓”


트럼프는 9·11 테러 이후 자신이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였다는 주장을 여러차례 반복해왔다. 그 때마다 진실공방이 이어졌고, 결국 팩트체크 기관 폴리티팩트는 2023년 당시 기록 등을 종합해 트럼프의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냈다.

트럼프가 사건 당시 주변에 있었던 건 사실이다. 테러 당일 트럼프는 뉴욕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창문에서 무역센터가 보인다. 지금 사람들과 (사무실에) 함께 있는데 정말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의 사무실은 현장에서 4마일(약 6.4㎞) 떨어져있다. 트럼프는 이어 “(내가 소유한) ‘40 월스트리트’ 건물이 이제 맨해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됐다”며 테러로 무역센터가 무너지면서 자신의 건물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테러 이틀 뒤인 그달 13일 독일 매체와 사건 현장 주변에서 인터뷰를 했다. 정장에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다. 당시 그는 “지금 (나의 직원)수백 명이 일하고 있고, 125명을 더 데리고 올 것이다. 수백 명이 이곳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현장 구조를 지휘한 리처드 알레스 전 뉴욕시 소방서장은 폴리티팩트에 “인력 100명을 투입했다면 기록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나는 몇 달 간 그곳에 있었지만 (트럼프가) 있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2001년 9월 19일, 미국 뉴욕주 뉴욕에서 작업원들이 세계무역센터(WTC)의 붕괴 잔해를 철거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01년 9월 19일, 미국 뉴욕주 뉴욕에서 작업원들이 세계무역센터(WTC)의 붕괴 잔해를 철거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뉴욕엔 부통령 보내고…트럼프는 펜타곤 연설


트럼프 행정부는 11일 9·11 테러 25주년 행사를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그라운드제로’를 비롯해 워싱턴 인근 국방부 청사(펜타곤), 펜실베이니아 섕크스빌 등 3곳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그라운드제로는 테러로 무너진 옛 세계무역센터 부지이고, 펜타곤은 테러에 동원된 아메리칸항공 77편이, 섕크스빌은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이 각각 추락한 곳이다.

트럼프는 중 펜타곤 추모 행사에 참석한다. 뉴욕엔 JD밴스 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 참석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9ㆍ11 테러 관련 행사에서 테러 위협에 대비한 방탄 유리 뒤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9ㆍ11 테러 관련 행사에서 테러 위협에 대비한 방탄 유리 뒤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당초 트럼프는 그라운드제로에서 연설하기 위해 참모들을 보내 사고 현장에 대한 사전 답사까지 마쳤지만 결국 펜타곤으로 위치를 변경했다”며 “계획이 변경된 이유 중 하나는 2012년 이후 해당 행사에서는 정치인의 연설이 금지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펜타곤 추모식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지난해엔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가 총을 맞아 사망한 직후, 자신에 대한 테러 가능성을 대비해 당초 계획했던 펜타곤 외부에서 실내로 장소로 옮겨 사실상의 정치 연설을 진행했다.



테러 경계?…추모식 직후 ‘골프대회’ 출국


일각에선 트럼프가 뉴욕행을 취소한 배경이 이란전쟁 상황에서 확대된 테러 가능성 때문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지난 3일 밴스의 백악관 기자회견에선 ‘뉴욕을 가지 않는 이유가 보안 때문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밴스는 “보안 관련된 우려는 없다”고 답했다.
현지시간 8일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9.11 테러 25주년 추모 행사에서 미군 장병들이 고개 숙여 묵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현지시간 8일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9.11 테러 25주년 추모 행사에서 미군 장병들이 고개 숙여 묵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다만 NYT는 트럼프가 추모식 바로 다음날 아일랜드로 출국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가 고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아일랜드 둔베그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열리는 아일랜드 오픈 골프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할 예정인데, 군시설이 아닌 뉴욕의 공항을 이용할 경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뉴욕시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뉴욕은 여전히 미국 내 최우선 테러 표적”이라며 “그런데도 9·11 테러 이후 설립된 국토안보부가 뉴욕주의 대테러 자금 40%를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뉴욕시장은 민주당 내에서도 급진 성향이 강한 조란 맘다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가 아일랜드 방문 때 카타르가 선물한 새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귀국할 당시 암살 위협 때문에 해당 비행기에서 몰래 빠져나와 공군 수송기를 타고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까지 이동한 뒤 다시 해당 전용기로 갈아타면서 논란을 빚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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