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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부검하니 치매 덩어리”…그 노인, 기억력 멀쩡했던 이유

중앙일보

2026.09.08 17:12 2026.09.0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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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인지 능력 테스트 삼아 잠시 단어를 외워 보자. 다음 단어들을 머리에 새기기 위해 하나씩 작게 소리내서 읽는 걸 다섯 번 반복하면서 암기한다.

레몬, 얼굴, 솜, 오리, 망치, 소나기, 학교, 버스, 항아리, 신발, 커피, 커튼, 달, 농부, 바늘.

자, 이제 기사를 다 읽고 난 뒤 위에 제시된 총 15개 단어 중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한번 말해 보자.

위에 설명한 암기 검사는 인지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테스트(RAVLT)를 간략하게 바꾼 버전이다. 테스트가 어떤 것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로 생각하면 되겠다.

수퍼에이저들 사이엔 먹는 것, 운동하는 것보다 더 결정적인 공통점이 하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래픽 이민서

수퍼에이저들 사이엔 먹는 것, 운동하는 것보다 더 결정적인 공통점이 하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래픽 이민서


50~60대 건강한 성인이라면 평균적으로 총 15개 단어 중 9개 이상을 기억한다. 사실 80대와 90대라면 쉽지 않은 점수다. 하지만 95세 노인 중에서도 9개 이상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80대 이상이지만 자기 나이보다 20~30년 젊은 뇌를 유지하는 이들을 ‘수퍼에이저(SuperAger)’라고 부른다.

미국 시카고대 에밀리 로갈스키 신경학 교수와 연구팀은 이런 노인들을 25년 넘게 추적해 왔다. 기억력을 테스트하고, 뇌 MRI를 찍고, 혈액과 유전자를 검사하고, 사망한 뒤엔 뇌를 부검해 꼼꼼히 살피기도 했다. 놀랍게도 어떤 이들은 알츠하이머병에 한참 전에 걸렸어야 하는 뇌 상태인데도 생전 기억력이 멀쩡했다.

🌟뇌 부검에서 발견한 ‘반전’

노스웨스턴대 수퍼에이징 연구에 참여한 수퍼에이저들이 2013년 모여서 찍은 단체사진. 그래픽 이민서

노스웨스턴대 수퍼에이징 연구에 참여한 수퍼에이저들이 2013년 모여서 찍은 단체사진. 그래픽 이민서


수퍼에이저는 그저 정정한 노인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준만 80세 이상이면서 일화 기억 능력은 건강한 50~60대 수준이고, 언어·주의력·실행기능도 자기 연령대의 정상 범위를 유지해야 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시작돼 현재 시카고대에서 진행 중인 이 연구가 특별한 건, 그저 이런 테스트만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00년 시작한 이 연구는 25년 동안 290명을 추적했고, 2025년 종합 논문을 펴낼 당시 77명의 뇌 부검까지 마쳤다.

더 큰 반전은 부검에서 드러났다. 연구팀이 처음으로 확보한 수퍼에이저 10명의 사후 뇌 조직을 분석했더니, 알츠하이머병 병리는 사람마다 크게 달랐다.

상당한 병리에도 생전 기억력이 또렷하게 유지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90대인데도 병리가 거의 없는 사람도 있었다. 수퍼에이저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뇌의 극명한 차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계속)

“알츠하이머 뇌 상태인데도, 기억력은 멀쩡했다.”

연구팀은 혼란스러웠다. 식단은 제각각이었고, 운동은 안 하는 사람과 자전거 타는 사람까지 천차만별이었다.

25년 넘게 추적 조사한 결과, 충격적인 공통점 한 가지를 찾아냈다. 95세 노인의 뇌를 50대로 유지시킨 비결은 오직 ‘이 질문’ 하나뿐이었다.

이 질문에 ‘0’이라고 답한다면, 당신의 뇌도 치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청년 같은 기억력을 유지하는 비결과 뇌를 지켜줄 수 있는 이 질문의 정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9404


이정봉.정수경.박지은.이민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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