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대한민국에서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실시된다. 그런데 얼마 전 이미 계획된 ‘을지자유의 방패(UFS)’ 연합훈련이 미국 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축소되었다는 보도를 봤다. 나는 6·25참전용사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혹시라도 대북관계나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훈련의 강도를 낮추는 것이라면, 그것은 군사적 현실을 너무 가볍게 보는 일이다.
나는 6·25전쟁을 직접 겪은 사람이다. 1950년 전쟁이 터졌을 때 학도병으로 전선에 나섰다. 당시 우리에게는 제대로 된 장비도, 충분한 보급도, 체계적인 전투훈련도 부족했다. 오직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젊은 용기 하나로 총을 들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무모함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 훈련된 군인으로 전장에 나선 것이 아니었기에, 나는 수많은 위험한 순간을 겪으면서 ‘전쟁은 용기만으로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뼈아픈 사실을 깨달았다.
6·25전쟁은 대한민국 혼자 치른 전쟁이 아니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22개국의 유엔군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렸다. 수많은 젊은이가 이름도 모르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들의 희생 위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
휴전된 뒤에도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다. 휴전은 평화조약이 아니다. 남북은 지금도 철책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경계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더욱 강하게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군대의 훈련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그것은 군인의 기본 임무이며 국민에게 지고있는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한국군 단독훈련이든 한미연합훈련이든, 실제 전쟁과 같은 상황을 가정해 끊임없이 반복하고 또 반복해야 한다.
나는 전쟁터에서 배웠다. 훈련한 만큼 싸울 수 있고, 싸울 수 있는 만큼 살아남을 수 있다. 전쟁의 승리는 장비와 숫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위기의 순간에 몸이 저절로 움직일 만큼 반복된 훈련, 그리고 서로를 믿고 싸울 수 있는 연합전력이 승패를 가른다.
훈련을 줄이는 것은 단순히 훈련 시간 몇 시간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적에게 우리의 의지를 잘못 읽게 할 수 있고, 장병들의 전투준된 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결국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정치가 군사훈련을 좌우해서는 안 된다. 정권의 성향이나 대북정책에 따라 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적은 우리의 정치 일정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전쟁도 우리의 준비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나는 6·25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보았다. 다시는 그 전쟁을 고요한 아침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또 있어선 안 된다.
전쟁의 승리는 훈련과 비례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강한 군대, 더 철저한 훈련, 더 굳건한 한미동맹을 외친다. 훈련을 멈추는 순간, 우리의 평화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6·25를 겪은 노병의 간절한 호소다. 우리 후손들에게 또다시 전쟁의 참혹한 유산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오늘 우리는 더 강하게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