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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홍해·레바논 동시다발 총성…중동 전쟁 '3전선' 재점화

중앙일보

2026.09.0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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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잦아드나 싶던 중동 전쟁의 포성이 속속 다시 울린다. 호르무즈해협뿐 아니라 홍해와 레바논 등 3개 전선에서 ‘저항의 축(이란이 주도하는 비공식 군사정치 동맹)’ 세력과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발화점은 미국·이란이 대치하는 호르무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요르단 알 아즈라크의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또 미군 기지가 있는 쿠웨이트·바레인 인근 유조선에 위협을 가하고 호르무즈에 새로운 ‘해상 배제구역’을 설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의 공습은 미군이 자국 유조선을 폭격한 뒤 나온 보복 조치다. 미군은 전날인 8일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앞서 이틀간 탄도미사일로 미국 군함을 2차례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미군은 1일도 이란의 방공망과 레이더, 해상 자산, 기뢰 부설 능력 및 통신시설 등을 대대적으로 공습해 최소 18명이 숨졌다. 양해각서(MOU)를 맺고 60일(6월 17일~8월 17일) 휴지기를 가진 양국이 최근 며칠 새 경쟁하듯 보복을 주고받는 모양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미군이 이란 유조선을 공습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 연합뉴스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미군이 이란 유조선을 공습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 연합뉴스


두 번째 불씨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반군이다. 2014년 후티가 예멘 수도 사나를 장악하자 사우디가 정부군 측에서 군사 개입한 뒤 10년 넘게 악연을 이어왔다. 2022년 휴전한 뒤 4년 만에 다시 전쟁이 불붙었다.

8일 AFP통신에 따르면 후티는 드론(무인항공기)과 미사일을 동원해 카미스 무샤이트와 아브하, 나즈란·지잔 등 사우디 남부 4개 도시를 타격했다. 공습 대상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핵심 정유시설도 포함됐다. 사우디는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7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공습을 두고 “수년 만에 가장 중대한 후티의 사우디 본토 공격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사우디도 지지 않고 전투기를 동원해 후티가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 동부의 주바, 서남부 타이츠 지역에 보복 공습을 했다. 사우디는 바브엘만데브해협 장악을 시도하는 후티를 막기 위해 지난 며칠간 예멘 곳곳의 반군 거점을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AFP는 “지난 한 주간 양측에서 5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가 맞붙은 레바논 전선에도 총성이 이어진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를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왔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한 뒤로도 헤즈볼라 무장해제,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철수 문제를 두고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최근 충돌 강도가 한층 세졌다.

레바논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군은 7일 레바논 남부 크파르루만을 두 차례 공습해 12명이 숨졌다. 6일에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최소 7명이 숨졌다. 6월 휴전 이후 최대 규모 피해다. 이스라엘은 자국 군인을 겨냥한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 2건에 대응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4일 전략 요충지인 알리 알타헤르의 지하 시설에서 헤즈볼라를 소탕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앞서 “알타헤르를 공격할 경우 대규모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서로 다른 세 전장에서 동시에 치솟는 불길은 중동 전쟁이 잠시 숨을 골랐을 뿐,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란과 후티·헤즈볼라가 저항의 축으로 묶인 만큼 한 곳의 전쟁이, 다른 곳의 전쟁 불씨를 키우는 악순환이다.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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