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흥행의 엔진은 역시나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이다. 올 시즌은 일찌감치 5강 윤곽이 드러나 맥이 빠지는 듯싶었지만, 정규리그 막바지에 팬들을 열광시킬 흥행 카드가 찾아왔다. KBO리그 최고 인기 구단으로 꼽히는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가 준플레이오프(준PO) 직행 티켓이 걸린 3위 자리를 놓고 살얼음판 경쟁에 돌입했다.
9일 현재 3위 LG와 4위 KIA의 게임 차는 0.5경기에 불과하다. 언제든 순위표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 포스트시즌 구조상 3위와 4위의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다. 4위는 5위 팀의 도전을 받아 최대 2경기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며 탈락 위기와 피로 누적을 감수해야 한다. 3위는 준PO에 선착해 4위보다 먼저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다. 가을야구 흥행 수익과 배당금 규모 역시 순위에 따라 달라진다. 구단의 자존심뿐 아니라 금전적 실리도 걸렸다.
더욱 흥미진진한 대목은 두 팀의 맞대결이 5경기나 남았다는 점이다. 오는 26~27일 KIA의 안방인 전남광주에서 2연전을 치른 뒤 다음달 3~5일 LG 홈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두 팀의 맞대결은 한쪽의 승리가 곧 상대의 패배로 이어지는 ‘2배판’이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양 팀 분위기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승부인 만큼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염경엽 LG 감독 역시 “이대로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쟁이 이어진다면 결국 잠실 마지막 3연전이 실질적인 3위 결정전이 될 것”이라면서 “일정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 덕에 그 기간 잠실에 많은 야구팬분들이 모일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뜨거운 외나무다리 승부도 기다린다. 가을야구 막차 티켓인 5위 자리를 놓고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경쟁한다. 5위 두산과 6위 NC의 격차는 3.5경기. 두 팀 또한 남은 시즌 잠실에서만 5차례의 맞대결이 남아 있다. 오는 12~13일 2연전에 이어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3연전이 뒤따른다.
지금은 두산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지만, 변수는 있다. 오는 14일 소집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두산은 마운드의 두 기둥 곽빈과 최민석, 타선의 핵 박준순까지 3명을 보내야 한다. 두산이 5강을 지키는 과정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 핵심 멤버들이라 전력 출혈이 크다. 반면 NC는 주전 유격수 김주원만 차출돼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다. 아시안게임이 열릴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두산은 ‘버티기’, NC는 ‘뒤집기’를 노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