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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통 한방에 지웠다…EPL 스타도 푹빠진 ‘흡혈귀 묘약’ 정체

중앙일보

2026.09.09 13:00 2026.09.0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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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된 뒤 벤치에서 체리주스를 마시고 있는 리버풀의 플로리안 비르츠. [사진 스카이스포츠]

교체된 뒤 벤치에서 체리주스를 마시고 있는 리버풀의 플로리안 비르츠. [사진 스카이스포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미드필더 플로리안 비르츠는 지난 8월 올 시즌 개막전에서 교체 아웃된 직후 벤치에서 ‘흡혈귀의 묘약’을 연상시키는 검붉은 액체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무더운 여름, 이적료가 2100억원에 달하는 비르츠가 마신 음료의 정체는 최근 축구계에서 필수 보충제로 주목 받는 체리주스다. 이날 비르츠와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인 상대팀 뉴캐슬의 10대 기대주 숀 스퇴르 역시 체리주스 애용자다.

9일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보도에 따르면, 체리주스는 격렬한 운동 직후 발생하는 근육 손상을 신속히 회복 시키는데 효과적이다. 특히 몽모랑시 품종의 타트 체리 속 안토시아닌 성분이 근육 염증과 통증을 줄여준다. 2010년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교 연구진이 마라토너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을 통해 체리주스를 섭취한 그룹의 회복 속도가 유의미하게 빠른 것을 발견했다.

한국 축구도 체리주스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 2019년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우승 신화를 쓴 정정용 감독(현 전북 현대 감독)이 대회 기간 중 적극 활용했다. 스포츠생리학 박사 과정을 밟은 정 감독의 지시에 따라 선수들은 경기 직후와 다음날 체리주스를 섭취했는데, 상대적으로 체력이 떨어진 후반에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신들린 선방 쇼를 펼친 골키퍼 이광연은 “체리주스가 근육 회복과 숙면에 도움이 됐다”면서 “매 경기 챙겨 먹었는데, 결승전 이틀 전에 원액을 모두 소비해 열매로 대체한 게 결승전 패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체리주스는 파리생제르맹(프랑스) 등 유럽 명문 축구팀 뿐만 아니라 영국 올림픽대표팀과 뉴질랜드 럭비대표팀도 활용 중이다. 테니스 남자 세계 랭킹 1위 야닉 시너도 체리주스 애용자다.

극강의 지구력을 요하는 사이클계에서도 수년 전부터 체리주스가 필수 보충제로 자리잡았다. 도로일주 사이클대회 ‘투르 드 프랑스’에선 경기복에 붉은 얼룩이 묻은 선수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낙차 사고로 인한 혈흔이 아니라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허겁지겁 마시다 흘린 체리주스 자국이다. 투르 드 프랑스를 5차례 제패한 절대 강자 타데이 포가차르도 결승선 통과 직후 컨디션 회복을 위해 빼놓지 않고 마신다. 체리주스에는 에너지원인 탄수화물 뿐만 아니라 천연 멜라토닌도 함유돼 숙면에도 도움을 준다.

여러 종목 스포츠 선수들이 애용하면서 최근 15년간 체리 관련 제품 제조·판매업자가 급증했다. 최근에는 체리 주요 성분을 고스란히 담은 젤리도 등장했다.

하지만 체리주스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략적으로 적시에 적당히 섭취해야 기적의 묘약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고강도 경기를 치른 직후엔 신속한 근육 회복에 도움을 주지만, 훈련 기간엔 오히려 근육 발달 과정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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