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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 21초 만에 엔진 멈췄다…코브라 추락 원인은 ‘노후 엔진 결함’

중앙일보

2026.09.09 22:30 2026.09.0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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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9일 경기 가평군 조종면 신하교 인근에 AH-1S 코브라 헬기가 추락해 현장에서 군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월 9일 경기 가평군 조종면 신하교 인근에 AH-1S 코브라 헬기가 추락해 현장에서 군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월 경기 가평에서 훈련 중 추락해 준위 2명이 순직한 육군 코브라(AH-1S) 헬기 사고는 엔진 내부 결함으로 비행 중 엔진이 멈추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은 30년 넘게 운용된 노후 기체의 안전사고 우려가 커진 만큼 퇴역 시기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중앙 사고조사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변순철 한국항공대학교 안전교육원 초빙교수는 10일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은 항공기 엔진 배기확산기 내부 실린더 결함에 따른 엔진 정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사고기에 장착된 T53 터보샤프트 엔진의 배기확산기 실린더가 엔진 중심축에서 틀어지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진동하는 동력축과 압축기축이 서로 마찰하면서 고열이 발생했고, 동력축 일부가 녹아내린 뒤 압축기축과 고착됐다. 결국 축의 회전이 멈추면서 비행 중 엔진이 정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에 따르면 동력축과 압축기축이 서로 고착되면서 엔진이 멈춘 사례는 전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T53 엔진의 저작권을 보유한 미국 오자크사도 품질 엔지니어를 한국에 보내 사고 원인 분석에 참여했다. 육군 관계자는 오자크 측 역시 미국에서도 처음 확인된 사례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조종사의 과실이나 조작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헬기는 이륙한 지 불과 21초 만에 연기가 발생하면서 엔진이 정지했다. 이후 각종 계기 수치와 주 회전날개의 회전수가 급격히 떨어졌고, 엔진 정지 12초 뒤 지면에 충돌했다.

조사위는 당시 조종사들이 추락 직전까지 민가를 피하기 위해 비상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기의 방향지시계를 분석한 결과 정상적인 비행 경로보다 왼쪽으로 약 42도 기수를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위는 이를 두고 조종사들이 민가를 피해 착륙할 장소를 찾으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코브라 헬기는 육군이 1980년대 후반부터 도입해 운용해온 대전차 공격헬기다. 사고 기체는 1991년 도입돼 30년 넘게 운용됐다.

군은 장기간 반복된 비행과 이착륙 과정에서 누적된 피로가 엔진 결함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코브라 헬기가 35∼38년간 운용되는 동안 이착륙 훈련이 반복됐다”며 “지면 충격 등이 누적되면서 엔진 배기확산기 내부 실린더에 미세한 변형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엔진 자체도 생산된 지 30년 이상 지나면서 원 제작업체는 사라진 상태다. 현재 오자크사는 해당 엔진의 저작권만 보유하고 있다.

군은 오자크사에 배기확산기 검사 주기를 조정하고 동력축과 압축기축 사이 간극을 재설계하는 등 후속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코브라 헬기는 당초 대체전력 도입 일정에 맞춰 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퇴역을 시작해 2031년까지 도태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노후 기체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퇴역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육군 관계자는 “코브라 헬기는 노후화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이 우려되는 만큼 합동참모본부와 협의해 도태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체전력인 국산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의 전력화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미르온 역시 엔진 결함이 확인되면서 육군항공학교에 전력화된 기체가 지난 5월 비행을 중단하는 등 도입 일정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군은 코브라 헬기의 도태 시기와 미르온 전력화 일정을 조정하는 한편 대전차무기 등 다른 대체 전력을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또 육군항공사령부가 담당하던 안전관리 기능과 조직을 내년 4월까지 육군본부 전투준비안전단으로 이관하고, 사고 위험이 높은 고난도 훈련은 비행훈련 시뮬레이터 활용을 확대하는 등 안전대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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