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시장에서 소주가 조용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과일향을 넣은 소주부터 위스키처럼 오크통에서 숙성한 프리미엄 소주까지 제품군이 다양해지면서 한인뿐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8일 음식전문 매거진 푸드앤와인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 소주 증류업체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소주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초록병의 일반 소주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탄산 소주와 과일 소주, 캔 칵테일,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등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제품이 늘고 있다.
망고 유자 시트러스 소주. [주모 웹사이트 캡처]
특히 낮은 도수와 다양한 맛을 앞세운 제품들이 소주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캔 소주 칵테일 브랜드 주모(JUMO)는 미국에서 증류한 소주에 실제 과일주스를 섞은 8%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복숭아·리치·장미 등을 조합한 맛으로 하드셀처나 캔 칵테일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도수 7%의 캔 탄산 소주. [헬로소주 웹사이트 캡처]
가주에 기반을 둔 '헬로소주(Hello Soju)'도 가주산 비유전자변형 쌀로 만든 소주와 함께 복숭아, 아시안배, 레몬유자, 리치, 청포도 등 7% 탄산 소주를 선보이고 있다.
반대로 높은 도수로 위스키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도 있다. 2016년 국내에서 문을 연 '토끼소주(Tokki Soju)'는 한국식 누룩과 찹쌀을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소주를 만들고 일부 제품은 오크통에서 숙성한다. 골드라벨과 가넷라벨의 도수는 46%로 오크향과 훈연향을 살려 위스키와 비슷한 풍미를 낸 것이 특징이다.
요구르트를 넣어 만든 도수 7% 소주. [요주 웹사이트 캡처]
맛도 다양해졌다. 요주(Yoju)는 한국에서 익숙한 요구르트 소주를 7% 캔 제품으로 만들었으며, 술(Sool)은 참깨를 첨가한 24% 소주를 내놨다. 애틀랜타의 '민화스피리츠(Minhwa Spirits)'는 아칸소산 쌀과 조지아주 샘물을 이용해 17%와 40% 소주를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업체들이 맛과 도수, 제조 방식 등을 다양화하면서 소주는 한인 소비자를 넘어 일반 소비자까지 시장을 넓히고 있다.
애틀랜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레이지 베티에서 소주 칵테일을 전문으로 하는 앤디 한은 “고급 제품을 선보이면 시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모 창업자 그레이스 최는 낮은 도수와 한국의 음주 문화도 소주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마시기 편하고 도수도 낮은 편이지만 동시에 소주를 마시는 문화적 경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