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5개월이면 나오던 시민권 증명서, 33개월 하세월... 왜

Vancouver

2026.09.10 19:1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법안 C-3 발효 뒤 미국서 신청 폭주... 취업·진학 발 묶여 혼란
해외 출생 후손 신청 급증... 인력 감축 추진에 '적체 대란' 가중
ai

ai

 캐나다 혈통을 가진 해외 출생 후손에게 시민권을 인정하는 범위가 확대된 뒤 신청이 몰리면서 시민권 증명서를 받기까지 예상 대기기간이 33개월로 늘어났다. 현재 이민난민시민권부(IRCC)에 쌓인 신청은 13만6,000건을 넘어섰다.
 
이민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시민권 증명서를 새로 신청하면 최종 결정을 받기까지 약 3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집계보다 대기기간은 32%, 신청 건수는 11% 증가했다. 법 개정 전 약 5개월이었던 처리기간과 비교하면 6배 이상 길어졌다.
 
혈통 시민권 확대 뒤 신청 급증
 
신청이 크게 늘어난 것은 법안 C-3 시행으로 해외에서 태어난 캐나다인 후손의 시민권 인정 범위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과거에는 캐나다인 부모에게서 해외에서 태어나거나 입양된 경우 혈통에 따른 시민권 승계가 원칙적으로 첫 해외 출생 세대로 제한됐다.
 
이 제한에 대해 법원이 위헌 판단을 내리면서 법이 개정됐고, 해외에서 여러 세대를 거친 후손에게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시민권을 인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후 먼 조상과의 혈연 관계를 입증하려는 신청이 몰리면서 관련 기록을 확인하는 기관에도 요청이 크게 늘었다.
 
5월 31일 기준 새 제도를 통해 시민권을 인정받은 사람 가운데 약 절반은 미국 출생자로 집계됐다.
 
14세 미만 발급 가장 많아
 
온라인에서는 미국 고령층이 캐나다 의료 혜택을 받기 위해 시민권을 신청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지만 연령별 발급 현황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55세 이상에게 발급된 시민권 증명서는 3,650건이었던 반면 14세 미만은 1만6,435건으로 가장 많았다. 14~17세는 2,880건, 18~54세는 9,670건이었다.
 
시민권 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캐나다 연방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해외 거주 캐나다 시민 가운데 캐나다에 거주한 적이 없는 경우에는 유권자 등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취업·진학 계획에도 차질
 
이민 법조계에서는 3년에 가까운 처리기간 때문에 시민권 확인이 필요한 취업이나 대학 진학, 가족 이주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심사가 지나치게 지연될 경우 연방법원에 이행명령을 청구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민부는 신청 증가와 복잡한 서류 확인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교육과 접수 절차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향후 3년간 이민 관련 부서 인력 3,300명을 줄이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야권에서는 적체 해소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민주당(NDP)은 법에 따라 시민권을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 신청자들이 장기간 기다리고 있다며 인력 보강을 요구했다. 보수당도 정부가 신청 증가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면서,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자격 심사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청이 계속 늘어날 경우 이민부가 13만6,000건에 달하는 적체를 얼마나 빠르게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밴쿠버 중앙일보=장민재 기자 [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