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비자 소지자가 실직했을 때 체류 신분을 변경하거나 새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부여하는 유예기간을 폐지하는 방안의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안보부(DHS)와 이민서비스국(USCIS)은 10일 전문직 취업비자(H-1B) 소지자에게 실직 시 최대 60일까지 주어지는 체류 유예기간을 폐지하는 방안 〈본지 8월 10일자 A-1면〉을 무역비자(E-1), 투자비자(E-2), 주재원 비자(L-1), 특기자 비자(O-1) 등 주요 취업 관련 비자 소지자에게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의 규정안은 11일 연방관보에 공식 게재되며, 이후 60일간 의견 수렴을 거친다.
지난 2017년부터 시행된 현행 규정은 고용이 종료돼도 최대 60일 또는 기존에 승인된 체류기간 만료일까지 가운데 더 짧은 기간 체류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자 소지자들은 이 기간 새 고용주를 찾아 취업비자 청원을 제출하거나 다른 체류 신분으로 변경할 수 있었다.
이번 규정안은 유예기간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다른 합법적인 체류 근거가 없다면 비자의 근거가 된 고용이 끝난 직후 미국을 떠나야 한다.
이에 따라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H-1B는 물론 한국 기업 주재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L-1과 투자기업 관계자들의 E-2 등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사전 예고 없이 해고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취업비자 소지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는 갑작스럽게 해고돼도 유예기간에 새 스폰서를 찾을 수 있지만, 새 규정이 시행되면 기존 직장을 떠나기 전에 새로운 고용 관계를 사실상 미리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천관우 이민법 변호사는 “고용이 끝난 뒤 미국에 체류하면 신분상 위법 상태가 될 수 있다”며 “이러한 기록은 추후 비자 발급이나 미국 입국 과정에서 불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취업 관련 비자 소지자의 가족도 영향을 받게 된다. 현행 60일 유예기간은 주신청자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21세 미만 미혼 자녀에게도 함께 적용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