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州)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 무대에 오른 JD밴스 미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정책에 동의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를 미친 사람들에게 넘겨주지 말라”고 했다.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상징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계승할 적자임을 자처하면서도, 논란을 불러일으킨 지점은 일부 수정을 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 말로 풀이된다. 실제 밴스는 이날 트럼프의 핵심 경제정책인 관세는 물론, 선거의 변수가 된 이란전쟁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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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의 출정식…‘강경 이민정책’ 내세워
밴스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기조연설자로 올라 “이 나라가 후퇴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차기 대선 출정 선언의 의미로 해석됐다.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가족의 중요성 등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내려갔지만, 반응은 트럼프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자 밴스는 현장에서 일부 시위대가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항의한 돌발적 상황을 기회로 활용했다. 그는 “멕시코를 그렇게나 사랑한다면 당장 그곳으로 떠나라. 비행기 표는 내가 사주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벤스의 말에 지지자들은 크게 환호했다.
호응을 확인한 밴스는 “연설문을 통째로 준비해왔지만 극좌파 바보들 때문에 내용을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민주당)의 관심사는 외국에서 온 사기꾼뿐”이라며 “11월(중간선거)에 그 자식들을 쫓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0년동안 국경 침입을 실제로 막고, 국경 침입의 흐름을 역전시킨 첫번째 정부”라며 트럼프의 초강경 이민정책을 계승할 뜻을 분명히 했다.
현지시간 10일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JD밴스 부통령이 기조연설을 진행하던 중 한 남성이 멕시코 국기를 들고 항의하고 있다. 폭스뉴스 캡쳐
이민정책은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의 핵심이다. 외국인들이 미국인들의 일자리와 권리를 뺏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쫓아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이는 외국의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겨와야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트럼프식 폐쇄적 경제관으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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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관세’에 침묵…“아기까지 버리지 말라”
밴스는 트럼프를 계승하겠다면서도 자신의 색깔도 드러냈다. 그는 “물론 우리가 해온 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며 “그러나 정책 하나에서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목욕물과 함께 아기까지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에게 실망한 부분이 있더라도 보수가 결집해야 한다는 당부다.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EPL=연합뉴스
눈에 띄는 대목은 밴스가 관세와 이란전쟁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부과한 상호관세는 대법원으로부터 위법 판결을 받았다. 이란전쟁은 선거의 쟁점이 된 물가 상승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밴스는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에 반대해온 대표적 ‘전쟁 회의론자’다. 트럼프가 이란전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가장 강한 반대 의사를 보인 거로 알려져 있다.
밴스는 또 트럼프가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승리하면 5000달러(670만원)을 주겠다”고 한 돌발 공약에 대해서는 물론, 미국 전역에 자신의 이름 ‘트럼프’를 새기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부통령인 자신도 완전히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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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략은 이분법…“민주당은 증오의 정당”
밴스는 중간선거를 비롯해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을 급진 좌파로 모는 전략을 쓸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민주당은 더는 루즈벨트나 케네디의 당이 아니고, 심지어 빌 클린턴의 당조차 아니다”라며 “그들은 증오의 정당이고, 미국과 국민들을 경멸하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JD밴스 부통령의 기조연설 직후 전대 마무리 발언을 위해 단상으로 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밴스는 이어 “이번 선거는 상식적인 정당이 광신도 정당을 이기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미친 자들을 보내면 우리는 당신들을 쫓아내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며 “이 나라는 우리의 부모가, 부모의 부모가 물려준 것이며 우리는 공화당 후보들에게 투표함으로써 이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설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밴스는 분열적인 트럼프의 정책을 전통적이고 상식적인 것처럼 들리게 하는 재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쟁 등 갈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대신 민주당을 극단주의로 몰아가는 데만 집중했다”며 그동안의 업적에 대한 평가와 관련한 유권자의 선택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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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5000달러’ 재확인…재원은 관세?
자신과 일부 온도 차를 드러낸 밴스의 연설 직후 마무리 연설을 위해 단상에 오른 트럼프는 “훌륭한 부통령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서도 “이제 정치 얘기가 좀 지겨워졌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마무리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그런 뒤 밴스가 연설에서 언급하지 않은 사안들을 모두 꺼내 들었다. 그는 “우리가 중간선거에서 승리한다면 ‘트럼프 배당금’으로 모든 성인 시민에게 5000달러를 지급할 것”이라며 전날의 공약을 재확인했다. 연설에 앞서 진행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우리는 21조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그 아름다운 단어 관세 덕분”이라며 배당금의 재원을 관세로 충당할 뜻도 밝혔다.
그는 이란전쟁에 대해서도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절대 허용할 수 없고, 그들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트럼프 해협(호르무즈해협)’을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트럼프는 이어 “선서 준비가 됐느냐”며 청중들에게 “11월 3일 투표하겠다고 맹세한다”는 말을 복창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투표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지옥에 가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힘을 합치면 공산주의자들을 물리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앞선 언론 인터뷰에선 “만약 공화당이 승리하지 못하면 민주당 주도의 탄핵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