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피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필리핀 여객선 화재 35명 사망
중앙일보
2026.09.11 07:21
2026.09.11 14:45
11일(현지시간) 필리핀 팔라완섬 인근 해상에서 구조대원들이 화재로 불에 탄 여객선 ‘MV 준 애스터’호 내부로 진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필리핀 팔라완섬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35명으로 늘었다. 아직 54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돼 인명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지난 9일 밤 팔라완섬 북부 코론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화재로 현재까지 3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고 초기 확인된 사망자는 5명이었지만, 해안경비대가 불에 탄 여객선 내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시신 30구를 추가로 수습했다. 불은 전날 완전히 꺼졌지만 선내에 짙은 연기가 남아 있어 수색에 시간이 걸렸다.
해안경비대는 수습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여객선 승선자 명단에는 승객 117명과 승무원 17명 등 총 134명이 올라 있었다. 다만 명단에 이름이 있지만 실제 탑승하지 않은 2명을 제외하면 실제 승선자는 132명으로 추정된다.
해안경비대가 현재까지 43명을 구조한 점을 고려하면 사망자 35명을 제외한 54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여객선은 마닐라 항구 지역의 바세코를 출발해 코론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한 생존자는 불이 순식간에 번졌고 등에 화상을 입은 뒤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탈출했다고 전했다.
20세 딸을 찾고 있는 리라 다코는 AP통신에 “내 딸이 산 채로 불에 타는 동안 도움을 요청했을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여객선 안에서 발견된 시신 가운데 어느 유해가 내 딸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에서는 노후 선박과 안전 규정 미준수 등으로 대형 해상 사고가 반복돼 왔다. 1987년에는 여객선 도나 파스호가 유조선과 충돌한 뒤 침몰해 4300여명이 숨졌다.
박종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