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주 ‘조력 존엄사법’(End-of-Life Options for Terminally Ill Patients Act)이 예정대로 12일부터 시행된다. 시카고 연방법원은 장애인 권리단체와 장애인 환자 등이 제기한 법 시행 중단 요청을 지난 10일 기각했다.
소송을 제기한 장애인 환자 2명과 의사, 장애인•환자 권리단체들은 이 법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미국장애인법(ADA) 등을 위반하고 헌법상 평등권도 침해한다며 시행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장애인 환자들이 의료진으로부터 조력 존엄사를 권유받거나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주재한 연방판사는 환자가 먼저 요청하지 않는 한 의료진이 조력 존엄사를 제안할 수 없고, 의사도 조력 존엄사 참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시행 중단의 필요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법은 6개월 이내 사망이 예상되는 말기질환 성인 가운데 의사결정 능력이 있고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요청한 환자만 조력 존엄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환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방받은 약물을 스스로 복용해야 하며, 의료직이 직접 투여할 수는 없다.
이번 결정이 법 자체의 적법성에 대한 최종 판단은 아니다.
법원은 원고 측에 소송을 계속해야 할 이유를 30일 안에 제시하도록 했다. 따라서 법은 예정대로 발효되지만, 법의 위헌•위법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가톨릭계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제기한 별도의 소송도 진행 중이다.
시카고 대교구장 블레이스 수피치 추기경과 가톨릭 수녀회 2곳, 약사 등은 지난 3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시행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조력 존엄사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가톨릭 의료기관과 의료진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거나 다른 의료기관으로 진료를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본보 9월 3일 보도)
이 사건에서는 관련 의무를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임시 제한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 법안(SB 1950)은 2025년 5월 하원을 63대42로 통과한 데 이어 10월 상원에서 30대27로 가결됐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같은 해 12월 12일 법안에 서명했으며, 법은 오늘(9월 12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