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전 시장, 안보 이유 2003년 전격 폐쇄 이전부터 공원화 추진…오헤어 확장과도 맞물려
지난 2003년 폐쇄 당시 메익스필드. [PBS 캡처]
9•11 테러 25주년을 맞아 시카고 도심의 옛 메익스필드(Meigs Field) 공항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리처드 M. 데일리 당시 시장은 2003년 3월 31일 밤 불도저를 동원해 활주로에 대형 X 표시를 새기며 공항을 전격 폐쇄했다. 시의회와 주정부, 연방항공청(FAA)에도 사전 통보하지 않은 채 이뤄진 조치였다.
데일리는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 9•11 테러 이후 고층건물이 밀집한 도심에 공항을 두는 것은 안전상 위험하다며 “안보”를 폐쇄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데일리는 9•11 이전부터 메익스필드를 폐쇄하고 부지를 녹지공간으로 바꾸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에도 공항을 한 차례 폐쇄하고 공원 조성을 추진했지만 당시 주지사와의 갈등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메익스필드의 존폐를 둘러싼 갈등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데일리는 2001년 조지 라이언 당시 일리노이 주지사와 공항을 25년간 유지하는 대신 오헤어공항 확장을 지지받는 내용의 합의를 맺었다. 그러나 오헤어 확장 법안이 연방의회를 통과하지 못하자 데일리는 합의가 무산됐다며 공항 폐쇄를 강행했다.
1948년 문을 연 메익스필드는 시카고 도심과 가까운 소형 공항으로 개인•기업용 항공기와 일부 통근 항공편이 이용했다. 1990년에는 연간 6만1천여편의 항공편을 처리했으며, 여러 대통령과 유명 인사들도 이 공항을 이용했다. 폐쇄 당시에는 사전 예고가 없어 일부 항공기가 활주로에 발이 묶이기도 했다.
공항 폐쇄 이후 부지는 공원으로 바뀌었고, 현재는 노덜리 아일랜드 파크(Northerly Island Park)로 시민들에게 개방돼 있다. 산책로와 자연공간, 레크리에이션 시설이 들어섰으며 야외 공연장인 헌팅턴 뱅크 파빌리온도 자리하고 있다. 옛 공항의 흔적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 있는 대표적인 시설은 관제탑이다.
메익스필드 폐쇄는 9•11 이후 안보 우려가 도시 정책에 반영된 사례인 동시에, 데일리가 오래 전부터 추진해온 공원화 계획이 현실화된 사례이기도 하다. 당시 데일리는 공항을 폐쇄하면서 “비극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취지로 안전을 강조했지만, 폐쇄 과정과 배경을 둘러싼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